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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에 10억"…SSM 프랜차이즈 '빛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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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에 10억"…SSM 프랜차이즈 '빛좋은 개살구'

상인들 "무늬만 바꾼 SSM…기만적 술수"

'골목상권 잠식' 논란을 빚고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출점이 영세상인들의 반발과 정치권의 대응으로 일단 제동이 걸렸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가맹점 방식으로 지역 상권과 공생하는 방안을 모색한다고 밝혔지만 상인들은 "무늬만 바꾼 SSM"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SSM에 대한 사업조정을 신청한 지역이 인천, 송파를 비롯해 14곳에 이르렀고, 지방자치단체들도 SSM 규제를 위한 조례 제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청도 5일부터 SSM 분쟁의 조정권한을 시·도 지자체에 위임하도록 운영세칙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장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SSM의 무분별한 출점을 제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다음 주에 발의할 예정이다.

상인들과 지자체, 여당까지 압박에 나서자 대형 유통업체들은 8월 들어 계획되어 있던 SSM 출점을 잇달아 보류했다. 신세계의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난달 30일 쌍문점 개점을 끝으로 당분간 출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와 롯데슈퍼 역시 상인들의 반발로 개점을 보류한 상태다.

이렇게 되자 대형 유통업체들은 지역 상인들이 가맹점 형태로 SSM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직영체제 대신 편의점처럼 상호와 공급물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5월 25일 독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역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직영이 아닌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지난달 29일 서울 송파 가락동 롯데슈퍼 앞에서 중소상인들이 입점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였다. 롯데마트 측은 결국 입점을 잠정 보류했다. ⓒ뉴시스

정부 "WTO에 위배"…외국 규제 사례 많아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는 5일 성명을 내고 "가맹점 방식이 대기업과 중소상인간의 상생방안인 것처럼 논의되고 있지만 (기존의) 직영체제와 무늬만 다를 뿐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붕괴시키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오히려 상생방안을 찾고자 하는 범사회적 노력을 우롱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SSM이 편의점과 비교했을 때 그 규모가 3배 이상 커 가맹점 창업자금이 10억 원 이상 필요한 점을 들었다. 영세상인들이 참여하기엔 터무니없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논평에서 "따라서 가맹점 전환 논의는 대기업이 무분별한 출점을 이어나가고 자영업자들이 대기업의 불안정한 월급쟁이로 전락하는 묘안이 될지는 몰라도, 대기업과의 진정한 상생협력방안을 고대하는 중소상인들에게는 기만적 술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SSM 출점에 허가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위반된다며 망설이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외국 사례를 보면 독일의 경우 '10% 가이드라인' 제도를 통해 지역 상권 매출에 10% 이상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 조사되면 그 계획을 백지화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부는 근거도 논리도 부족한 말만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사의 매장출점에 대한 허가제 도입은 정부와 국회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홍헌호 시민사회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지난 6월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에서 "프랑스의 경우 300㎡ 이상의 모든 중대형 마트는 엄격한 허가제를 거쳐 파리에는 대형마트가 1개도 없고, 영국에서는 영업시간 제한이 있어 이를 위반할 경우 5만 파운드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제기구의 규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당국의 의지에 따라 영업시간 규제나 허가제 등 합리적인 규제방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MB정부, 영세상인 씨를 말리려 하나")

중소상인살리기전국네트워크는 마지막으로 "대형마트사들은 가맹점 체제로의 전환과 같은 눈속임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통한 횡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라"며 아울러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중소상인들의 절규에 화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매듭지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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