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구설수에 휘말렸다.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경기도 양평 유기농가 주민들과 천주교계 인사들을 싸잡아 비난한 발언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지난 달 29일 열린 실국장회의에서 "물통 안에서 기도를 한다고 하는데 무엇을 기도하는지 모르겠다"며 "말도 안되는 선동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팔당 상수원과 양평지역 인근 유기농업을 보전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4대강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와 '팔당공대위'을 겨냥하는 동시에 팔당 상수원을 '물통'이라고 비유한 발언이다.
김 지사는 또 "(농민들은) 남의 물통에서 농사짓고 있는 꼴"이라며 "11개 유기농가 때문에 물탱크 조성사업을 포기해야 하느냐"고도 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변함없는 추진의지를 강조한 것.
반발은 거세게 일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2일 국회 및 경기도청 앞에서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천주교 사제를 모독하고 유기농업을 매도한 김문수 지사는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김 지사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수도권 2500만 시민의 식수원으로, 생명의 젖줄인 팔당상수원보호구역을 '물통'이라고 표현하고, 유기농지를 포함한 상수원 일대를 잔디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을 '물탱크 조성사업'이라고 말한 것은 김문수 지사의 환경과 생태, 유기능에 대한 무지와 천박한 인식을 너무나 잘 보여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특히 "천주교에서 세례를 받아 '모세'라는 세례명을 가진 김 지사는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인 주교님들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가르침을 무시하며 망언을 서슴지 않았고, 나아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뜻을 '말도 안되는 선동'이라고 했다"며 "이는 천주교회와 주교님들의 권위와 사회적 가르침에 대한 매우 심각한 도전 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김 지사는 자신의 오만방자한 발언에 대해 철저하게 반성하고 천주교님과 사제들에게 무릎을 꿇고 직접 사과하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일자 김 지사 측은 <연합뉴스>를 통해 "식수원이라는 의미에서 물통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며 "'일부 팔당유기농가가 상수원인 팔당호 바로 옆에서 농사를 지어 도민의 물통(식수원)인 팔당호가 비료로 오염되고 있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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