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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칠십 평생 총체적 평가해 달라" 정면돌파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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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칠십 평생 총체적 평가해 달라" 정면돌파 의지

허위 혼인신고, 아들 탄원서, 책 논란 해명…"송구, 깊은 사죄드린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에 대해 제기된 허위 혼인신고 의혹, 아들의 고교 징계 탄원서 제출 의혹과 저서에 담긴 여성비하적 표현 논란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며 자진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허위 혼인신고에 대해서는 사실임을 인정했고, 아들의 징계에는 자신이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책 관련 논란에는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주장헀다. 안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70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달라"며 장관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안 후보자는 16일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 개인회생지원센터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허위 혼인신고 의혹에 대해 "당시 저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당시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해당 의혹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안 후보자는 이 일에 대해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다"고 반성하며 "70년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잘못"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즉시 깨닫고 후회했으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스스로를 치료하면서 제 생애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그 후로 저는 오늘까지 그 때의 그릇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아왔다. 학자로, 글쓰는 이로 살아오면서 그 때의 잘못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자는 "젊은 시절의 잘못으로 평생 반성하고 사죄해야 마땅함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그 후의 후회와 반성을 통해 저의 이기적인 모습을 되돌아보고 참된 존중과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이 모든 사실은 제 아내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쓴 책 <남자란 무엇인가>와 <사랑과 사상의 거리 재기>에 담긴 표현이 여성을 대상화하고 비하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저는 평생 수많은 글을 써왔다"며 "다시 되돌아봐도 부족한 글들이지만, 책과 글의 전체 맥락을 유념해 읽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다.

안 후보자는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며 문제가 된 표현들에 대해서는 "저 역시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다"는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 후보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 책에 담긴 표현들은 "전체 맥락을 유념"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여성 대상화나 비하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될 소지가 높다. (☞관련 기사 :

안경환 <남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서평)


안 후보자는 또 기숙사제 고등학교에 다니던 자신의 아들이 여학생을 자신의 기숙사 방으로 불러들였고, 이 사실을 고교 친구들에게 발설해 징계를 받은 사건에 대해서는 "제 자신의 잘못에 더해 자식 문제까지 말씀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면서도 "제가 절차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다"고 부인했다.

자신이 낸 탄원서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서 징계 절차의 일환으로, 학생의 반성문과 함께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왔기에 부끄럽고 참담한 아비의 심경으로 탄원서를 작성해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아들의 징계 처분을 완화할 목적으로 자진해서 낸 게 아니라, 학교 측의 요구에 따라 제출한 것이란 해명이다.

단 안 후보자는 아들의 잘못에 대해 말할 때 "저의 아들은 재학하던 학교의, 남녀 학생을 엄격하게 분리시키는 학칙을 위반했다. 그리고 학내 절차를 거쳐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고만 언급하고, 아들이 여학생을 방에 불러들인 것을 동료 학생들에게 말함으로써 해당 여학생이 학교에 다니기 힘든 처지가 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안 후보자는 "잘잘못을 떠나, 제 아이의 문제는 오랜 기간을 교육자로 살아온 저에게는 가장 아픈 부분"이라며 "절차에 따라 부모로서 청원의 말씀을 드린 것이었을 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탄원서에는, 제 자식은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하더라도 상대방 학생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썼다. 필요하면 제가 제출한 탄원서를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자는 회견 말미와 기자 질의응답에서 장관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칠십 평생을 학자로서, 글쓴이로서 살아왔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 개혁과 '법무부 탈(脫)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다"며 "저의 오래 전 개인사는 분명히 저의 잘못이다. 죽는 날까지 잊지 않고 사죄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그 이후의 제 삶이, 학자로서, 글 쓰는 이로서 살아온 제 인생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달라"며 청문회 때까지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기회를 주시면 (장관직을) 수행하겠다"고도 했다.

안 후보자가 사퇴할 뜻이 전혀 없음을 밝힘에 따라,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이어 고위공직자 인선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청와대와 야당 사이의 갈등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이르면 주말께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야권은 일제히 반발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 가능성도 회자되고 있고, 안 후보자와 김상곤 교육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불꽃 공방이 예상된다. 한 야당 의원은 "안경환이 제일 문제다. 여론이 제일 안 좋다"고 하기도 했다.

다음은 안 후보자의 기자회견문 전문(全文).

안녕하십니까.
제가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저와 관련된 여러 내용이 보도되었습니다.
오늘 이에 대해 설명 드리고, 가능한대로 답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1948년생으로 금년 70세입니다. 그 70년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잘못은 저의 20대 중반, 청년시절에 저질렀던 일입니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판결문에 담긴 내용입니다.
저는 당시 저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당시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습니다.
저는 즉시 깨닫고 후회했으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스스로를 치료하면서 제 생애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오늘까지 그 때의 그릇된 행동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아왔습니다.
학자로, 글쓰는 이로 살아오면서 그 때의 잘못을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저는 40여 년 전, 20대 중반 젊은 시절에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하나 말씀드리는 것은 그 후의 후회와 반성을 통해 저의 이기적인 모습을 되돌아보고 참된 존중과 사랑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사실은 제 아내도 알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잘못으로 평생 반성하고 사죄해야 마땅함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둘째, 저의 아들의 문제입니다. 잘잘못을 떠나, 제 아이의 문제는 오랜 기간을 교육자로 살아온 저에게는 가장 아픈 부분입니다.
저의 아들은 재학하던 학교의 남녀학생을 엄격하게 분리시키는 학칙을 위반하였습니다.
그리고 학내 절차를 거쳐 중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제가 절차에 개입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은 결코 없습니다.
다만, 학교측에서 징계절차의 일환으로 학생의 반성문과 함께 부모의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왔기에 부끄럽고 참담한 아비의 심경으로 탄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절차에 따라 부모로서 청원의 말씀을 드린 것이었을 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탄원서에는, 제 자식은 학칙에 따라 엄정하게 징계하더라도, 상대방 학생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썼습니다.
필요하시면 제가 제출한 탄원서를 공개하겠습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장래를 걱정해서 고심 끝에 결정하셨을 텐데 큰 누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쓴 책과 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평생 수많은 글을 써왔습니다.
다시 되돌아 봐도 부족한 글들입니다만, 책과 글의 전체 맥락을 유념하여 읽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다만 어떤 글에서도 여성을 비하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으며 저 역시 한 사람의 남성으로서 남성의 본질과 욕망을 드러냄으로써 같은 남성들에게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제 자신의 잘못에 더하여 자식문제까지 말씀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저를 아껴주시고 기대를 걸어주신 많은 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칠십 평생을 학자로서, 글쓴이로서 살아왔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여망인 검찰 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를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저의 오래 전 개인사는 분명히 저의 잘못입니다.
죽는 날까지 잊지 않고 사죄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일로 인해 그 이후의 제 삶이, 학자로서, 글 쓰는 이로서 살아온 제 인생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일입니다.
청문회에서 제 칠십 평생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7. 6. 16.
안 경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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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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