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원자바오 "충돌 피해야"…MB "전쟁하자는 것 아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원자바오 "충돌 피해야"…MB "전쟁하자는 것 아니다"

韓日中 정상회의 종료, 끝내 좁히지 못한 온도차

30일 오전 제주도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2차 세션에서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동북아 정세, 그리고 이에 대한 3국의 협력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하지만 천안함 침몰의 배후로 북한을 정조준하고 있는 한일 양국과 신중론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의 온도차는 여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천안함 때문에 지역 정세가 불안하다는 우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지만,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

공동 발표문에서도 '北 책임' 적시 못한 韓日中

이 대통령은 "전쟁을 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강조한 뒤 "하지만 이번 군사적 도발에 대해 (북한은) 재발 방지를 약속할 뿐만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북한을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서 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는 적당히 넘어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하토야마 일본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평화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에 찬성"이라며 "국제합동조사단의 조사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물증을 통해서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된 것이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힘을 보탰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같은 군사적 도발은 당연히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이 당연하며 한국 정부를 강력히 지지하겠다"고 했다.

또 하토야마 총리는 "평화적 환경이 빨리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 "그것을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해야 한다, 북한의 명백한 반성과 사죄가 전제되어야 6자회담 재개가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원자바오 총리는 "천안함 침몰은 불행한 사태이며 한국민과 피해자 가족들의 애통한 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사태의 책임 문제에 대해 북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원 총리는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이다. 국제합동조사단과 각국의 반응을 주시하겠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하고 규탄한다"고 했다.

다만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 원 총리는 "장기적으로 그래도 6자회담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의 실현은 우리 모두의 공동의 목표이자 공동의 이해이며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장기적'이라는 것은 당장 6자회담을 재개한다는 것이 아니라, 멀리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하자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어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진전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한일중 3국의 공동 발표문에는 "천안함 사태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유가족 및 한국 국민에 대한 위로의 뜻을 표명한다"며 "일본과 중국 정상은 한국과 국제합동조사단에 의해 수행된 공동조사와 각국의 반응을 매우 중요시하였으며, 역내에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동 문제를 적절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는 원론적인 내용만이 담겼다.

이어 3국은 "비핵화된 한반도가 동북아의 지속적인 평화, 안보, 경제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인식을 같이 했다"며 "이를 위해서 우리는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6자회담 과정을 통해 공동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 ⓒ청와대

MB "확실한 절차를"…원자바오 "충돌 피해야"…하토야마 "긴밀 공조 확인"

기자회견에서 밝힌 3국 정상들의 뉘앙스는 제각각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는 국제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한반도의 번영과 평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이번 문제는 확실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과제에 있어 근본적으로 일본과 중국, 양국 정상들께서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재차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유엔 안보리 회부나 경제재재 등 국제적 공조의 틀 속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확실한 절차'에 중국이 동참해 달라는 우회적 압박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나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매우 책임 있는 국가"라며 "두 분께서 적극적인 이해와 협력을 약속해 주신 데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원자바오 총리는 남북 모두에 '자제'를 당부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원자바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생긴 엄중한 영향을 해소하고, 긴장한 정세를 점차적으로 변화시키며 특히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관측과 의사소통과 조율을 적절하게 하고, 사태를 지역의 평화 안정에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은 우리의 공동의 이익과 장래 이익에 가장 부합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총리는 "우리는 반드시 모든 노력을 통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켜야 한다"며 "이 전제조건이 없으면 발전도 이야기할 수 없고, 어렵게 얻은 성과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천안함 침몰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관련되는 심각한 문제라는 공통인식을 서로 갖게 됐다"며 "3국이 이 문제에 관해서 앞으로도 긴밀하게 공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확인됐다"고만 말했다.

이날 2차 세션 회의와 함께 1박2일 동안 이뤄진 한일중 정상회의 일정은 모두 종료됐다. 이 대통령은 정상들과 함께 청년과학자 워크숍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귀경할 예정이며, 하토야마 총리, 원 총리도 이날 오후 귀국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