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韓中 정상회담…끝내 '北 책임' 거론안한 중국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韓中 정상회담…끝내 '北 책임' 거론안한 중국

MB "이번 만큼은"…원자바오 "시시비비 가리겠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끝내 '북한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았다.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를 토대로 이번 사태의 원인을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결론 내린 한국과, 중국의 '신중한 태도'가 좁혀질 것인지 여부였다.

원자바오 "사태의 시시비비를 가려 객관적으로 판단하겠다"

당초 예정인 30분을 훌쩍 넘겨 1시간 40분 동안 이뤄진 단독 정상회담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우선 "천안함 침몰은 불행한 사태이며, 중국은 한국 국민의 비통한 심정을 이해하고 유가족들에게 재차 애도의 뜻 표한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원 총리는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국제적인 조사와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중시하면서 사태의 시시비비 가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하여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책임론을 인정하지 않는 기존의 신중한 스탠스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침몰의 원인이 아직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받아들인다는 뉘앙스여서 주목된다.

그러면서 원 총리는 "중국은 그 결과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원 총리는 "중국이 일관되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반대하며 규탄한다"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중국 측의 협조를 요청한 이 대통령을 향해 원 총리는 "한국 정부가 이 사태를 적정하게 처리해 나가기를 희망하면서, 한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만 답했다.

▲ 28일 청와대에서 만난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자료 들고 설득나선 MB "제대로 응징하지 않으면 北 계속 착각"

이 대통령은 이번 천안함 침몰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합조단의 발표를 토대로 별도로 제작한 '천안함 침몰사건 조사 결과'를 직접 원자바오 총리에게 제시하며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중국어로 씌여진 이 자료에는 천안함의 침몰 과정, 북한이 해외 수출용으로 제작한 어뢰의 카탈로그와 그 모형도, 그리고 침몰 해역에서 발견된 어뢰의 스크루 일부가 사진으로 담겨 있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번만큼은 중국이 북한의 잘못을 인정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재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북한의 핵포기에 대한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잘못된 행동에 제대로 응징하지 않으면, (북한이) 계속해서 잘못된 행동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착각을 갖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북한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설득하는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게 바로 한반도의 평화뿐 아니라 북한 자신을 위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동관 수석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전달할 말씀을 충분히 했다"며 "비교적 강한 톤으로, 여러 차례 말했다"고 전했다.

"고개 끄덕이면서 경청했다"지만…

원자바오 총리가 재확인한 중국의 이같은 신중론에 대해 청와대는 '적극적인 해석'을 곁들이며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특히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원 총리의 입장을 진전된 시그널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다.

이 수석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자료를 갖고 설명할 때 원자바오 총리는 안경을 벗고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경청했다"며 "원 총리는 이 대통령의 설명에 수긍한다는 뜻으로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여러 진전된 이야기가 있었다"라며 "(중국도) 여러 상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 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원 총리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관계자는 "알아서 판단하라"고만 답했다.

"중국이 합조단의 조사 결과를 인정한다는 뜻인가, 아니면 추가 조사가 필요한다는 취지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노 코멘트"라는 반응만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29일부터는 제주도에서 한일 정상회담, 한일중 정상회담을 갖고 치열한 '천안함 외교전'에 나설 예정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