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4당 단일후보인 한 후보는 이날 방송된 TV연설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시국 유세'에서 "중대 제안을 하고자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중국의 제안을 결코 피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일뉴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남북한과 미국, 그리고 중국이 참여하는 천안함 공동조사'를 우리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 29일 오후 광화문 광장 유세 후 문성근 씨 등과 함께 지하철 유세를 벌이고 있는 한명숙 후보. ⓒ뉴시스 |
한 후보는 "정부가 북한이 제안한 '검열단 파견' 제의를 거부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번은 전혀 경우가 다른 것"이라며 "4개국 전문가들로 조사단이 구성되면, 답은 하나일 수밖에 없다. 전면적인 대북조치는 그 뒤로 미뤄도 늦지 않다"고 거듭 제안 수용을 촉구했다.
한 후보는 이어 "조사 결과 북한의 공격이 밝혀진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 경우, 우리는 유엔안보리 회부를 포함해 정부의 모든 조치에 대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이고, 우리는 북한에 즉각적인 핵포기와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특히 "만약 확정적인 증거가 없이 선거시작일인 5월 20일에 맞춰 북풍을 야기할 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면, 이명박 대통령은 무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또한 "우리 정부가 중국의 제안을 거부하면 유엔 안보리 회부는 탁상공론에 그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며 "우리 국민은 긴장과 대립 속에, 무력 충돌 공포에 시달려야 하며, 한국경제는 안정을 되찾기 어렵게 된다"고 압박했다.
한 후보가 서울 광화문 한 복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무한책임'까지 언급하면서 불리하게 흐르던 천안함 정국의 정면돌파가 성공할지 주목된다.
문성근 "우리가 섬나라인 것 잊었나"
이날 오후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시국 유세'에서는 야당 대표들은 물론 영화배우 문성근 씨까지 나서 '전쟁 대 평화', '이명박 대 한명숙'의 구도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지지를 호소해 선거운동원과 지지자 1000여 명을 열광시켰다.
배우 문성근 씨는 "우리는 월남특수에 중동특수, 반도체 대박까지 국운이 따랐는데 최대의 천운은 80년대 말 냉전체제의 붕괴였다"며 "우리만 잘 하면 분단을 끝낼 기회였는데, '왜놈들 섬나라 근성'이라고 욕하면서 정작 우리 자신은 섬나라인 것을 잊고 살았다"고 말했다.
문 씨는 "과거 손기정 옹이 베를린 올림픽에 금메달을 따러 갈 때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모스크바에서 갈아 타고 갔다"며 "남북 철도를 연결해 동북아 중심으로 도약할 기회가 있었으나 모두 사라질 위기"라고 말했다.
문 씨는 "이명박 정부는 도대체 무얼 하고 싶나.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리고 싶나. 그렇다면 하시라. 그런데 김정일 정권이 무너진 다음에 중국이 가만 있겠느냐"면서 "남북 간의 교류는 어떤 일이 있어도 끊어져서는 안 된다. 끊어지면 차례차례 중국에 이권이 넘어갈 텐데 이명박 정권은 중국에 북한을 갖다 바치는 이유가 뭐냐"고 열변을 토해 청중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문 씨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시끄럽기만 하고 하는 일은 별로 없고, 집 값을 제 때 못 잡았고, 양극화를 줄이지 못했다.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런 마음에 깊이 반성한다"면서 "앞으로 잘 하겠다. 이명박 정권보다 잘 하겠다. 이번 선거에서 역사를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한 후보도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좌파, 빨갱이, 퍼주기 등 별의 별 욕을 다 들으면서도 평화를 지켜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2년 반 만에 전쟁의 먹구름을 우리 앞에 드리웠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번에 못 이기면 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저들이 득세할 것"이라며 "6.2 지방선거 승리가 2012년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밑바탕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청와대, '중국 제안' 부인 중국의 '천안함 4개국 공동조사' 제안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일단 보도 내용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제안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 28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사태의 시시비비를 가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 입장을 결정하겠다. 중국은 그 결과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공동조사 제안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북한도 천안함 사건에 대해 외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적극적인 자세여서, 이미 조사단 파견 의사를 밝힌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공동조사를 적극 요구해올 때 우리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도 관심사다.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