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후보자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소지나 '측근 보은 인사'에 대해서는 "제 불찰"이라고 인정했지만, 한 야당 위원이 배우자의 그림이 '대작'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터무니 없는 모욕"이라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낙연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인 2011년 대한노인회에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하고, 그 대가로 노인회 고위 간부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이낙연 후보자가 2011년과 2013년에 대한노인회를 법정 기부금 단체에 포함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비슷한 시기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전 노인회 간부이자 같은 고향 출신인 나모 씨로부터 이낙연 후보자가 해마다 500만 원씩 총 1500만 원의 정치 후원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이낙연 지사는 "나모 씨는 저의 고향 초등학교 후배다. 제가 2000년에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됐을 때부터 매달 10만 원씩 1년에 120만 원을 후원하는 정기 후원자 중 하나"라며 "중간에 300만 원을 후원한 적도 있다. 문제는 (2011년부터 3년간) 500만 원을 왜 후원했냐는 것인데, 제 선거가 임박해 액수를 늘린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대한노인회에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한 데 대해서는 "2011년 무렵부터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사무총장이 노인들의 표를 굉장히 의식했다. 이심 노인회장이 야당 사무총장인 저에게 제안해서 발의했고, 당시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노인회 지원법에 여당이 빠지면 제가 죽는다. 대표 발의 권한을 달라'고 부탁해와서 대표 발의 권한을 양보했다"고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이 "법안 발의일과 후원금 납부일이 같으면 대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이낙연 후보자는 "그렇지는 않다. 몇 달 차이도 있다. 제가 국회의원하면서 장사했겠나? 제 인생이 짓밟히는 것 같은 참담한 느낌이 든다"고 발끈했다.
당비 대납 '보은 인사' 논란에 "부끄럽다. 제 불찰"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이낙연 후보자가 전남도지사 후보 경선을 했을 당시 '5000만 원 당비 대납'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측근을 출소 후 전남도청에서 채용함으로써 '보은 인사'했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후보자는 "부끄럽다. 충분히 살펴보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강효상 의원이 "실형을 확정된 사람을 공무원으로 채용한 것은 지방공무원법 위반 아니냐"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으로 채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 근거는 있다"고 답했다.
이낙연 후보자 '배우자의 그림 전시회'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강효상 의원은 "후보자 부인이 총 그림 5점을 (전남도지사였던 이낙연 후보자와 관련 있는 공공 기관에) 팔았는데, 이미 밝혀진 대로 전남개발공사가 2점을 사갔고, 나머지 기관이 3점을 사갔다. 처음에는 전남개발공사에 판 2점 밖에 없다고 했는데 왜 말을 바꿨느냐"고 질타했다. 이낙연 후보자는 "제가 잘 몰랐던 것이 우선이고, 이런 말씀 드리는 게 부끄럽습니다만, 도 산하의 기관이라 했는데 5개 중에는 도 산하 기관이 아닌 것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부인이 2017년 대선 기간 중인 4월 26일부터 전시회를 했는데, 제가 제보받은 내용대로라면, 전시된 작품이 '조영남 대작 사건' 같이 중견 작가의 가필과 대작으로 이뤄져 작품성이 떨어진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 지사는 "전혀 사실과 다른 심각한 모욕"이라며 "제가 집에서 잠도 안 자고 늘 (배우자가) 그림 그리는 것을 보는 사람인데, 그건 정말로 심각한 모욕"이라고 발끈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이낙연 후보자는 위장 전입도 몰랐다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가 위장 전입 문제를 도덕적 흠결 사유라고 공약한 마당에 총리 후보자로 나서면서 부인한테 위장 전입 사실을 묻는 게 상식 아닌가.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고 회피하면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야말로 고위 공직자의 최대 결격 사유"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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