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NSC 긴급 소집 북 미사일 강력 규탄

"대화도 태도 변화 있을 때 가능"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 규탄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나흘만인 14일 새벽,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오전 8시부터 20분 동안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고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취임식에서 국민 여러분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그럼에도 이번 도발이 대한민국 신정부 출범한 지 불과 며칠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동시에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대화도 북한 태도 변화 있을 때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두고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군에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어떠한 군사도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당부하며 외교 당국에도 "미국 등 우방국, 그리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이번 도발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 취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각 부처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에 한 치의 소홀함 없도록 충실을 기하며 북한의 도발로 인해 발생 가능한 위기를 철저히 관리해 국민들이 안심하면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 신속하게 NSC 주재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 27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5시 49분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다"며 "이후 기초 상황을 파악한 뒤 NSC 상임위를 준비해줄 것을 요청하고 6시 8분, 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 했다"고 전했다.

임 실장은 "하지만 문 대통령은 안보실장이 직접 보고하라고 지시했고, 6시 13분에 제가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며 "그리고 즉시 안보실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고를 완료했고, 이후 NSC 상임위를 즉각 소집할 것과 대통령께서 (NSC)를 직접 주재하겠다는 지시를 (안보실장이) 받았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 실장은 "오전 6시 안보실장 주재 NSC가 열렸고 8시에 대통령이 참석해 NSC 상임위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진행된 NSC 회의에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병호 국정원장 임종석 비서실장 등이 참석하고,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배석했다.

북한, 비행거리 700여km 미사일 발사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05시 27분경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불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거리는 약 700여 킬로미터로써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에 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도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날 미사일을 쏜 평북 구성은 평양 북쪽으로 약 100킬로미터 떨어진 내륙으로, 올해 2월 12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을 시험 발사한 곳이다. 당시 북극성 2형 미사일은 500여 킬로미터를 비행했고 최고고도는 550여 킬로미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