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털어놓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투표율, 욕심 같아선 80% 중반 넘으면 좋겠다"

대통령 선거 당일인 9일, 투표를 마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개표를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그동안 소회를 풀어놓고 고마움을 표했다.

문재인 대선 후보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운영하는 <문재인TV>에 나와 지난 선거 운동에 대해 "정말 절박하게 노력했다. 그러나 다니면서 우리의 절박함보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간절함이 더 크다고 느꼈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오늘 투표율이 80%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욕심 같아서는 80%대 중반을 넘어서면 좋겠다. 투표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거든요"라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가장 행복한 순간'을 묻는 질문에 "정말 힘들지만, 그래도 국민께서 저를 지지해주시고 사랑해주신다고 느낄 때 행복하다. 그런 면에서 저는 참으로 행복한 정치인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생각을 달리하는 분들로부터 '패권주의'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극성스런 지지자'라는 말을 듣기도 할 정도로 우리 지지자들이 아주 열성스럽다. 자발적으로 저를 홍보해주고 다른 분들을 설득해주시는 분들이 저와 함께하고 있다고 느낄 때 정치인으로서 가장 행복하다. 저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여러분 덕분에"라고 말하며 감사를 표했다.

문 후보는 "이번에 유세 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함께해주셨다. 그 가운데 아주 재미있는 피켓을 들고 나와주신 게 또 특별했다"면서 기억에 남는 피켓으로 "'인(문재인의 애칭)이 꽃길만 걷게 해줄게'"라는 문구를 꼽았다.

전날 광화문 유세에서 자신의 딸이 '깜짝 영상 편지'를 보내는 이벤트를 한 데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고맙기도 하고 저로선 안쓰럽기도 했다"며 "제가 정치하는 데 아내까지는 저와 함께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아이들 사생활은 지켜졌으면 바랐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우리 정치판이 끊임 없이 가족, 아이들까지 선거판으로 끌어들이지 않나"라며 "우리 아들은 이번 대선 기간 내내 저를 공격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말하자면 희생을 치렀는데, 그런 점이 가족들에게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광화문에서 마지막 유세를 했던 데 대해서는 "광화문이라는 장소는 특별하지 않나. 국민이 함께 촛불을 들었던 촛불 광장이고, 제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연다고 한 곳이기도 하고, 제가 시민을 만나기도 하고 국민과 토론회하겠다는 광화문이기 때문에, 그 광화문에서 정말 많은 시민과 함께 마지막 선거 운동의 대미를 장식했다는 게 저로서는 가슴 벅차고 감동스러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되면 시민과 소주 한 잔 나누겠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그 공약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독일 메르켈 총리가 일과를 마치고 퇴근길에 집 근처 마트에 들러서 저녁거리를 구입하고, 시민과 똑같이 줄 서서 계산하고, 스스로 자기 돈을 결제하는 모습을 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문재인 후보는 "우리도 그동안 남북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경직된 경호를 하며 대통령과 국민 사이가 차단됐는데, 훨씬 부드러운 경호로 바꾸면서 국민과 함께 출퇴근하고 퇴근 후엔 국민과 함께 어울리기도 하는 대통령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원순 서울 시장과 함께 광화문 광장도 재구조화하겠다. 여전히 시민이 모이는 광장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저도 점심 시간에 시민과 함께하는 시대를 꿈꾼다.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 속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자신을 표지 모델로 선정한 데 대해서는 "타임지가 '저의 대북 포용 정책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결국 제가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을 다룰 수 있는 협상가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평가해준 점을 높이 보고 싶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결국은 북한을 핵 폐기를 하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한국이 새로운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 북미 간 협상이든, 미중 간 협상을 우리가 구경꾼처럼 쳐다보는 신세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