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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공동정부 참여 열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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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공동정부 참여 열어놓고 있다"

동성혼 합법화, 성소수자 정책협약식 등 문재인과 차별화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27일 "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최선의 목표로 뛰고 있기에, 다른 대통령 하에서 되는 연립정부 구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니다"라면서도 "만에 하나 대통령이 못 되면, 공동정부·연립정부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날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촛불 개혁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광범위한 시민사회계, 또 보수 후보(측 인사)라도 국민이 인정할 만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면 함께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힌 후 이어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심 후보는 "촛불대선에서 가장 바람직한 구도는 '문재인 대 심상정' 구도"라며 "1등인 문 후보와의 양자 대결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막판 사퇴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다른 질문을 해달라"며 "이번 선거는 5자 구도로 끝까지 치러질 것"이라고 했다.

심 후보는 진보 정당 운동의 과제에 대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진보 정당은 성장해야 할 때 실기하고 발전해야 할 때 정체했다"며 "정의당은 보다 많은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으로부터 지지받는 변화의 길을 선택했다. 합리적 노선에 조직도 탄탄히 갖췄다. 이제야말로 정의당의 집권을 위한 도전을 시작할 때가 됐다. 정의당은 진보 정당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국민이 정의당에 힘을 모아 주시면, 과감한 정계 개편을 통해 2020년 수권정당으로 갈 포부를 가지고 있다"며 "시민사회와 민주당 내의 진보적 그룹들 가운데 30~40%는 저희와 같이 할 분들이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심 후보는 북핵 등 안보 이슈와 관련해 '북한이 한반도 평화 선언의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북한이 핵에 매달리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다. 주한미군 철수 자체가 아니라 체제 보장 요구가 가장 중심"이라며 "충분히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주장으로 논란이 된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에 대해서는 "지금 같은 초긴장 국면에서는 북한 인권 결의안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2007년은 남북 정상회담과 총리·장관급 회담이 열리는 등 남북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역사적 기회였다. 그런 상황이라면 기권한 것이 타당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새벽에 이뤄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서는 "기습적 배치는 동맹국의 주권을 무시한 처사"라며 "미국에 강력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동맹국인 대한민국이 선거 중이고 13일 후면 새 대통령이 선출되는데도 기습적으로 사드를 배치했다"며 "대통령이 되면 생략된 절차를 거치고, 비정상적 기습 배치를 바로 잡아 사드 배치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동성혼도 축복받아야, 합법화가 시대적 추세"…文과 차별화?


심 후보는 TV 토론 등에서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비판하자 문 후보 지지자들의 공격이 있었던 점과 관련해 "내(가 지지하는) 후보 지지율이 빠지고 다른 후보 지지율이 오르면 속이 타죠. 지지자들도 속이 타니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통해 지지 활동을 하는 것인데, 그것은 그 분들의 자유이고 권리"라고 넘겼다.

그는 "당 내에서도 논란이 있지만 그것은 우리 정의당이 그만큼 건강하다는 증거다. 당원들이 활발하게 토론하는 정당, '묻지 마 지지'를 하고 우리 후보를 공격하는 후보를 비판하는 게 아니라 우리 당 후보의 전략을 가지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당은 정의당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경쟁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요청받고 "문 후보는 대세이지 않느냐. 대세 후보로서의 여유가 묻어나온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바람이 좀 세지 않나. 그 바람에서 오는 긴장감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 대해서는 "아주 논리적이어서 토론할 때 제일 토론 상대로 좋은 분"이라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는 "빨리 사퇴했으면 좋겠다"고만 했다.

심 후보는 또 최근 논란이 된 동성혼 이슈와 관련해 "이성 간, 동성 간 결혼은 다 축복받아야 한다"며 "동성혼 합법화는 국제적 추세이고 그렇게 돼 나가는게 옳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동성결혼도 축복받을 수 있도록 적극 이해를 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심 후보 측 선대위는 이날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과 정책 협약식을 맺는 등, 문 후보 및 여타 후보들과 차별화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나경채 정의당 공동대표 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한국 게이 인권운동 단체 '친구사이', 대학 성소수자 모임 연대 'QUV' 등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의 연대체인 '무지개행동'과 정책 협약식을 열었다.

이들은 "심 후보와 '무지개행동'은 성소수자들이 보다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 협약을 체결하며,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차별금지법 제정, △군형법 92조6 폐지, △동반자등록법 등 동성결혼 법제화, △성소수자 기본권 보장 국가적 방안 마련, △성소수자 배제 '학교 성교육 표준안' 폐지, △주거·사회보험·연금 등 복지에서 동성커플 배제 폐지, △공공기관에서 '탈 동성애 전환치료' 등 성소수자 혐오 선동 행사가 개최되지 않게 노력, △종교-정치 분리 원칙 준수 등 10개 항목의 정책 과제를 공동 발표했다.

한편 이날 <아가씨>, <올드보이> 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영화감독 박찬욱 씨가 심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동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심 후보 측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된 이 영상에서 박 감독은 "촛불집회 때 광장에 나가 보면,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설레고 즐겁고 행복하다"며 "모두가 한 목소리를 냈던 기억, 그 시대정신을 구현할 사람은 심 후보밖에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 감독은 진보 정당에 대한 투표가 '사표(死票)'라는 세평에 대해 "언제가 되어야 아무 걱정 없이 소신껏 투표를 할수 있다는 말이냐"며 "우리가 진보 정당, 심상정이라는 사람이 구현하는 가치에 공감한다면 당연히 그 표를, 의지를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 측 관계자는 "박 감독은 원래 오랜 진보 정당 지지자였으나, 최근 몇 년 진보 정당이 힘든 시기를 지나며 소통을 자주 갖지 못했다"면서 "그런데 최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박 감독 측에서 먼저 심상정 캠프로 연락을 주셨다. '당연히 연락이 올 줄 알고 기다렸는데 왜 안 하냐'며 '자신이 무엇을 하면 되겠냐'고 물었다"고 뒷얘기를 공개했다.

지난 20일에는 영화감독 장항준 씨가 심 후보 지지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 감독의 아내인 김은희 작가는 앞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 장 감독은 "제 아내가 다른 후보 지지 선언을 해서 제가 곧 이혼당한다, 헤어질 거다, 이런 말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농담을 하며 "제가 심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꿈 하나 붙잡고 고된 촬영을 견뎌 내는 영화계 스태프들도 엄연한 노동자이고 이들이 비관적이지 않은 꿈을 꿀 수 있는 대한민국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심 후보가 말하는 대한민국이 그런 나라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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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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