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 가족들이 24일 한나라당사에 들어가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박희태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울먹이면서 발길을 돌렸다.
쌍용차 노조 가족대책위 소속 여성 회원 7명은 이날 정오 경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 6층으로 올라가 "공권력 투입 중단, 살인 진압 중단"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미리 준비해간 전단지 수백 장을 뿌렸다.
경찰은 곧바로 저지에 나섰다. 대책위는 고함을 지르며 저항했지만 현수막, 전단지를 모두 경찰에 압수당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이 부상을 당하는 등 사태가 악화 조짐을 보이자 한나라당 측에서 "대화를 해 보자"며 수습을 시도했다.
이에 대책위는 "박희태 대표와 면담을 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측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불러 이들과 대면케 했다. 이들이 만나고자 했던 박희태 대표는 1시 50분 경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을 외면하고 당사를 나섰고, 장광근 사무총장은 "현재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진화했다.
대책위는 결국 2시간 여의 농성을 마친 후 당사를 나왔다. 대책위 운영위원인 박미희 씨는 "공권력 투입 철회, 회사측의 성실한 협의안 마련, 정리해고 철회, 공적자금 투입 등 네가지 사항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수석전문위원이 '논의해보겠다'고 말했지만 별로 신뢰하지는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박 씨는 "국회의원들이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수차례 말한 적이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의 절박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취지로 이같은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공식 면담 요청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찾아오면 어떻게 면담 요구를 들어줄 수 있겠느냐"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한나라당은 경찰을 동원해 출입기자들의 당사 출입조차 막았다. 당 관계자는 "대표실 쪽에서 기자 출입도 제한하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기자들이 항의했지만 당 관계자는 "양해를 부탁한다"고 완강하게 버텼고, 몇몇 기자들은 발길을 돌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