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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일촉즉발'…국회 충돌 틈타 강제해산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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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일촉즉발'…국회 충돌 틈타 강제해산작전?

최루액 난사·컨테이너박스 등장…의약품 전달하려던 의사도 연행

노조의 옥쇄 파업이 62일째 계속되고 있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이 일촉즉발 상태다. 22일까지 사흘째 경찰과 노조원이 대치 중인 가운데 양 측의 충돌이 점점 더 격해지는 모양새다.

경찰은 이틀째 최루액 등을 헬기로 쏟아내며 노조원을 자극하고 있다. 경찰의 도장공장 진입을 막으려는 노동자 뿐 아니라 이날은 회사측 용역 직원들도 노조원을 향해 새총으로 볼트와 너트 등을 쏘아대고 있다.

경찰은 심지어 평택 공장 안으로 의약품과 물 등을 전달하려던 의사도 연행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0년 만에 어떤 파업 현장이든 의료진 출입마저 막는 것은 처음이라 놀랍지만, 물이 모두 끊긴 공장 안의 사태가 심각하게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 시선이 어지러운 국회로 쏠려 있는 것을 틈타 경찰이 도장공장에 대한 강제 해산작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 헬기·살수차 동원해 최루액 난사…'용산 참사' 일으킨 컨테이너박스 배치

전날 프레스 공장 등을 추가로 확보해 전체 공장의 절반 가량을 장악한 경찰은 이날도 노조가 거점으로 삼고 있는 도장공장 등 나머지 시설물에 대한 진입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헬기 3대를 이용해 노조가 대치하고 있는 도장공장 옥상을 향해 '최루액'을 투하했다. 또 살수차를 이용해 최루액이 섞인 물을 도장공장 옥상을 향해 분사하고 있다. 경찰은 매운 고추가루 성분이 든 캡사이신 분사기도 활용하고 있다.

현장에 있는 한 관계자는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최루가스와 달리 최루액은 바닥에 떨어져 계속 증발하고 있어 숨을 쉬기도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 경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헬기 3대를 이용해 노조가 대치하고 있는 도장공장 옥상을 향해 '최루액'을 투하했다. 또 살수차를 이용해 최루액이 섞인 물을 도장공장 옥상을 향해 분사하고 있다. ⓒ<노동과 세계> 이명익 기자

그 외에도 경찰은 도장공장에서 100여 m 떨어진 동편주차장에 컨테이너박스 1대를 배치했다. 경찰은 이 컨테이너박스의 배치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난 1월 용산에서 철거민 진압작전을 벌일 당시 썼던 것과 똑같은 모양이다.

때문에 용산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경찰이 이 컨테이너박스를 이용해 특공대 대원을 도장공장 옥상으로 투입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추론이 나온다. 실제 경찰은 컨테이너박스 주변에 크레인 2~3대를 배치해 이 같은 의혹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가스·수도 끊은 회사측, 소화전까지 작동 중단시켜

경찰과 합동 작전을 펼치고 있는 쌍용차의 용역 직원들은 경찰이 확보한 건물에 올라가 도장공장 옥상 위의 조합원들을 향해 볼트와 너트 등을 새총으로 쏘고 있다.

▲ 경찰과 합동 작전을 펼치고 있는 쌍용차의 용역 직원들은 경찰이 확보한 건물에 올라가 도장공장 옥상 위의 조합원들을 향해 볼트와 너트 등을 새총으로 쏘고 있다. ⓒ<노동과 세계> 이명익 기자

또 사흘째 공장으로 직원들을 출근시킨 쌍용차 측은 가스와 수도를 끊은 데 이어 전날 소화전의 전력공급마저 중단시켰다. 파업 중인 노동자들이 공장 단수로 인해 물을 쓸 수 없자 소화전의 물을 사용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소화장비의 작동이 중단돼 화재 발생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의료진들 "단수·화재 안 일어나도 생명에 위협적" 우려

화재가 나지 않더라도 사측에 의해 단수가 된 지 48시간이 지나 파업 중인 조합원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물 섭취가 어렵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변혜진 기획국장은 "단수된 지 48시간이면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 국장은 "경찰은 의약품을 넣어야 한다는 우리를 2주째 막으면서 '안에 약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물이 없으면 약을 대체 뭘로 삼키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변 국장에 따르면, 현재 도장공장 안에는 늑골 골절, 무릎 연대 파열 등 심각한 부상자가 상당수 있다. 고혈압과 당뇨환자도 많다. 변 국장은 "2주 전에 공장에 들어가 상처를 꿰매주고 온 노동자들도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상처가 곪아가고 있을 것"이라며 "당뇨와 고혈압도 제대로 조절해주지 않으면 일주일 안에 생명이 위험한 병"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날도 공장 안으로 들어가 부상자 치료 및 물을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은 오히려 이들 가운데 이상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국장 등 2명을 연행했다. 변 국장은 "기자회견을 시작하자마자 경찰이 달려들어 흰 가운을 입은 의사까지 연행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국제노동단체 "무리한 강제진압, 파탄 가져오게 될 것"

▲사흘 째 전쟁같은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일촉즉발의 평택공장. ⓒ<노동과 세계> 이명익 기자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지면서 경찰의 강제해산 작전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불상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참여연대 등 24개 시민단체들은 기자 회견을 열고 "어떤 명분으로도 도장공장에 경찰력을 투입해서는 안 된다"며 "무리한 강제진압은 물리적 충돌을 가져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 아니라 쌍용차 한 사업장을 넘어 노·사·정 관계 전반의 파탄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노동단체들도 현 정부의 쌍용차 대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제금속노련은 이날 이명박 정부에 항의서한을 보내 정부가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에 나설 것과 식료품 및 물, 의약품의 반입을 허용할 것 등을 촉구했다.

국제금속노련은 서한에서 "이명박 정부는 노동쟁의를 야만적인 폭력과 탄압으로 해결하려 해 세계를 충격 속에 몰아넣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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