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60일을 맞은 쌍용자동차 파업 노동자의 아내 박모 씨가 20일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을 놓고 각 단체에서 애도의 성명을 내놓고 있다. 갓난아이를 두고 길지 않은 삶을 스스로 그만두게 만든 절망의 원인이 사측이 강행한 정리 해고 탓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몇 달째, 노동자의 아내로 해고장을 받아들고 함께 고통을 감내해 왔을 고인은 최근 남편의 소환장이 날아들고 손배·가압류의 압박 속에 거의 절망적 상황에 직면했을 것"이라며 "남몰래 절망하고 남몰래 피눈물을 흘리며 정권에 의해 서서히 질식해 갔을 고인을 생각하면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함께 살자며 농성 중인 정권과 사측이 탄압하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고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터진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기에도 어려운 심정"이라고 개탄했다.
"명백한 타살…공권력 투입하면 정권퇴진 운동"
그 참담한 죽음의 책임이 사측과 정부에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부인의 사망은 명백한 타살"이라며 "쌍용차는 사람 목숨이나 사태 해결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파업 파괴에만 열을 올리고 있고 책임과 권한이 있는 정부도 공권력 투입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번 일은 정부가 뒷짐 지고 노동자를 벼랑 끝에 내몰아 발생한 필연적 비극이며 정권에 의한 참극"이라고 주장했다.
숨진 박 씨가 이날 오전 평택공장에서 벌어진 법원의 강제 집행과 경찰, 사 측의 파업 참가자에 대한 압박 등을 지켜보다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권력 투입 시도 중단"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일방적인 정리 해고로 가족 모두의 생존이 위협받게 된 극한 상황에서 노동자가 어쩔 수 없이 감행하고 있는 점거 농성을 강제로 해산하는 것은 엄청난 참사를 부를 것"이라며 "정부는 공권력 투입이라는 무리수 대신 노조와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합리적이고 평화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도 "제2의 용산 참사 가능성"을 경고하며 공장 안으로 전진배치된 경찰 병력을 즉각 철수시킬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한 발 더 나가 "정부가 공권력 투입 시도를 중단하지 않고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정권 퇴진을 포함한 전면 투쟁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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