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되기 전까지 대학에서 대학생 제자들을 대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게 자신들의 청년으로서 특권들이 취업의 절박함 속에서 매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사회에 첫 진출 시 보장되어야 할 직장 등 일자리에 대한 심각성은 이들 청년들의 책임이 아니다.
사회제도의 그릇됨에 오는 폐해를 청년 자신들과 전혀 관계없이 이들이 전부 그 고통을 부담하고 있다. ‘헬조선’으로 불리어 지는 이 땅에서 기성세대는 젊은 청년층에게 그 어떤 밝은 희망도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다. 공공영역의 정치를 사적인 이해를 챙기는 공간으로 전락시킨 위정자들의 잘못된 정치로 인한 결과임에도 그 고통은 젊은이들이 고스란히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근래에 대중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인하여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일부 정치세력들이 퇴출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되었다. 탄핵 이후 적폐청산으로서 잘못된 제도들의 제자리 잡아가기 등 제도개선책들이 구체적으로 정립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 기본 소득제 도입은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회안전망의 성격을 띤 제도이다.
특정 기득계층의 이해만을 주로 대변하는 현행 정치지형의 변화 없이는 넒은 의미의 복지로서 기본 소득제 도입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정당지지율에 따라 의석이 우선 배분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 개정은 기본소득제 등 사회경제적 약자로서 소외계층들의 이익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을 위해서도 조속히 도입되어야 한다. 헌법 개정 없이도 현행 선거법만 바꾸어도 가능한 개혁적인 선거제도를 촛불집회의 기간 중에도 기득정치권에 의해 철저히 무시되었다. 말로는 선거법 개정 등 개혁 입법을 부르짖지만 진작 자신의 기득방어를 위해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를 않았다. 사실 경제영역은 정치 등 다양한 사회분야와 밀접히 연계되기 때문에 진정한 민의를 대변하는 선량들의 제도권으로의 진입은 중요하다. 덴마크, 핀란드 스위스 등 행복도, 부패인식지수, 민주주의 지수 등 상위권 국가들은 정치구조로서는 다당제이고 이를 가능케 하는 선거제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이다.
서구에선 1870년대 이전까지만 하여도 정치경제학으로 호칭된 학문분야가 효용 등 소비행동으로 그 영역을 축소하여 경제학으로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는 투기 집단 , 생산자, 소비자 등이 자신들의 사익 극대화를 효용으로 전환하여 이를 얻기 위해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미시분야와 각 단위 경제주체들의 행동을 총합하는 거시분야로 축소, 왜곡하여 일반 대중들을 철저히 정치로서 분리, 배제하였던 것이다.
사실 정치와 분리된 경제학은 그 분석에 있어서 이미 현실 사회에 그 이론을 적용하는데 있어 적합하지 않다. 이를 의도적으로 분리한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에 대한 관심을 차단하려는 불순한 동기가 내포한 것으로 평가될 수 밖에 없다. 양심적 언론인 이영희 선생님은 새는 좌우 두 날개로 난다고 생전에 설파하면서 사회에 대한 균형적인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사회경제분야에서의 편협적인 사고방식은 그 사회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자유로운 비판은 절대적으로 허용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왜곡되어 정상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의도들이 도처에서 작동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국립대학교라고 자부하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 정치경제학을 전공하여 강의하고 있는 조교수급 이상의 교수가 단 한 명도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다. 고 김수행 교수가 87년 6월 항쟁이후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한 후 그의 정년퇴임 이후 지금까지도 그 분야 전공자는 충원되지 않고 있다.
이는 대학현장에서 대학의 제 기능 방기로서 비판성 상실과 자유스러운 학문연구의 실종에서 비롯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는 대학공공성의 구체적인 실증사례의 하나이다.
사회의 소금역할을 할 대학의 제 기능 회복의 기반위에 촛불집회의 요구사항들이 사회복지 분야에 제도로서 정착되기 위해서는 연동형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개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입안되었지만 당시 박근혜 등 사학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가들의 강한 반대로 결국 무산되었다. 사학법 개정안은 차기 정부에서 반드시 완결판으로서 사학의 재단 몇 사람 만에 의한 사유화를 철저히 막아내야 한다.
다양한 목소리의 제도정치권 내의 수렴을 위하여 연동형비례대표제의 도입은 필요하다. 이는 국회에서 선거법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기득층인 국회의원들의 자기 이익 지키기에 막혀 더 이상 진전이 없다. 2015년 2월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차도 연동형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개정을 국회에 제안하였음에도 정치권에서는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기본소득제의 도입은 청년학생들의 자기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특히 청년층들의 최소한의 경제력 확보를 위하여 이들을 위한 기본소득제의 우선 실시는 매우 중요하다.
이들이 자유스럽게 자신들의 창의적인 생각 등을 펼칠 수 있도록 이들을 얽어매고 있는 경제적인 궁핍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야 한다. 더 이상 미취업 등이 이들의 책임이 아닌 사회제도로서 비롯된 것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이들에게 최소한의 기초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기본소득의 제공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다. 일자리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럴 수 없는 경우에 기본 경제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정부의 역할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위정자들의 최우선적인 과제이다.
사회복지 등은 더 이상 시혜가 아닌 국민들의 당당한 자기 권리로서 사회에 당연히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도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는 연동형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 변경은 필연적이다. 부동산 투기 등의 조장행위들도 국회의원들의 민의를 충실히 반영하는 입법 활동의 방기에 그 요인이 있다. 한국의 경우엔 부동산의 실효세율이 0.5% 수준임에 비하여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실시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다당제 정치구조가 정착된 국가들은 4% 이상이다. 불로소득 등 부자들의 소득이나 재산에 누진적 세율을 적용하여 거두어들인 세금을 바탕으로 기본소득 등 사회복지에 소요될 재원을 충당한다. 결국 사회복지 확충도 실질적 예산을 심의하고 법령 등을 제정 또는 개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의원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기득 정치인들은 현행 한국의 소선거제도 하에서는 지역의 사소한 민원에 자신들의 관심을 더 집중한다.
선량으로서 자신의 선거지역의 직접적인 이해와는 연계되지 않는 사회복지 분야 등 공익적인 영역은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되지 않는 한 아예 관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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