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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국세청 안원구 국장, 폭탄 쥐고 있다?

정통 TK로 핵심요직 역임…'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의 단초가 되었던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미국으로 건너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한상률 전 국체청장의 그림로비에 대한 '판도라의 상자'로 불리는 안원구 국세청 국장 긴급 체포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안 국장의 부인인 홍혜경 가인갤러리 대표가 "한 전 청장이 3억 원을 남편에게 요구했다"고 폭탄 발언한 이후 야당은 대대적인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수사하려고 구속했나 입막으려 구속했나"

▲ 고 최욱경 화백의 작품 <학동마을> 38×45.5㎝, 캔버스에 아크릴, 1984

2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최고위원은 "오늘 이춘석 인권위원장, 양승조 의원과 함께 서울지검을 방문해 지검장 만나고 담당 차장검사도 만나고 안원구 국장을 접견해서 그 전모에 대해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최고위원은 "한상률 전 청장은 참여정부 때 국세청 차장을 했던 사람인데 참여정부 때 사람을 모조리 쫓아내는 이명박 정부가 웬일로 선심을 써서 한 씨 만은 국세청장에 취임시켰다"면서 "과연 이유가 무엇인지, 이상득 측근과의 골프 회동 때문인지, 그림로비 때문인지, 실세에게 10억을 준 것인지 여러 가지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전 청장이 박연차 회장 특별세무조사 과정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보했다'는 과거 언론 보도를 거론하면서 "즉각적 한 전 청장 소환조사를 위한 모든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상태에서 왜 안원구 국장을 전격체포 했는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안원구 국장을 구속시킨 서울지검특수1부장이 BBK 의혹 주검사였던 분이다"면서 "수사를 위한 구속인지 비리를 막고 입을 막으려는 구속인지 그 전모를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검찰에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TK출신 안원구 국장의 폭발력이 엄청난 이유는?

그림로비 의혹 폭로로 한상률 전 청장 낙마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안 국장은 과거 정부에서 청와대는 물론 국세청 핵심요직에 근무해 현 정부 핵심 인사들과 관련된 내용에도 정통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안 국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 영신고와 경북대를 졸업한 정통 TK지만 과거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다.

1999년 TK출신인 김중권 당시 비서실장의 영향력이 컸던 청와대에 파견 근무하면서 승진한 이래 노무현 정부에선 2005년 본청 총무과장을 지냈고 2007년 7월에는 대구지방국세청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상률 전 청장이 재신임을 받았던 지난해 4월, 국세청 차장 후보로 거명되기까지 했던 안 국장은 서울청 국장으로 사실상 강등됐다. 이에 대해선 "한 청장의 유임에 힘을 보탰던 안 국장이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는 '해설'이 적지 않았다.

이후 안 국장은 한 전 청장의 미국 파견 근무 제안을 거부하며 맞섰다. 결국 안 국장의 부인인 홍혜경 대표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이 한 전 청장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학동마을> 그림에 대한 처분을 자신의 갤러리에 맡긴 사실을 공개했고 이는 결국 한 전 청장의 낙마로 까지 이어졌다. 안 국장 측의 반격이었다.

또한 다른 그림들이 현 정부의 실세에게 흘러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홍혜경 대표는 "한 전 청장이 남편을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투입하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대표의 말대로 안 국장이 법정에서 '모든 것'을 털어놓을 경우 폭발적 사안들이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문제는 이 사안들이 국세청 내부 문제를 훌쩍 뛰어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검찰은 현재로선 안 국장의 긴급체포 이유인 비리 의혹과 한상률 전 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검찰이 한 전 청장의 조기 귀국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민주당의 핵심당직자는 "검찰이 스스로 알아서 조사를 하겠냐. 기대가 별로 없다"면서 "안 국장 부부와 언론이 얼만큼 먼저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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