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안원구 국장의 부인인 홍혜경 씨(가인갤러리 대표)가 "2007년 12월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이 대구지방국세청장이던 남편에게 국세청 차장 자리를 제의하면서 3억원을 요구했었다"고 밝혔다.
<중앙선데이>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홍 씨는 인터뷰를 통해 "당시 한 청장이 '정권 실세에게 갖다 줄 10억 원을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7억 원을 할 테니 3억 원을 만들어라. 그러면 차장에 중용하겠다'고 말했으나 남편이 고심하다 행시기수가 5기나 차이 나는 선배들을 제치고 차장이 될 이유가 없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홍 씨는 "이듬해 3월 한 청장이 단행한 인사에서 남편은 직급상 3단계 아래인 서울지방청 세원관리국장으로 발령이 났다"며 "그 직후에도 한 청장이 '다음번에 명예회복을 시켜주겠다'며 재차 3억 원을 요구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한 청장은 또 다른 지방국세청장 두 분에게도 차장 자리를 제의해 경쟁을 시켰다"고 홍 씨는 밝혔다.
홍 씨는 이어 "이후 한 청장은 남편에게 사표를 종용했고 그가 '그림 로비' 의혹으로 사퇴한 이틀 뒤(올해 1월 21일) 인사에서 남편은 미국교육 파견대상자로 발령났다"고 말했다.
그림로비 의혹 사건은 2007년 3월 국세청 차장이던 한 전 청장이 전군표 당시 청장에게 고 최욱경 화백의 추상화 '학동마을'을 인사로비용으로 선물한 것이 발단이 돼 전 전 청장의 부인이 가인갤러리에 그 그림을 팔아달라고 내놓으면서 알려졌다. 홍 씨의 남편인 안 국장이 그림로비 의혹에 대한 발설자로 알려졌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수사 중이지만, 핵심 인물인 한 전 청장이 지난 3월 중순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안 국장이 지난 21일 2004~2008년 C건설 등 5개 회사의 세무조사 편의를 봐 주고 가인갤러리에 14억6600만 원의 재산상 이득을 주도록 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한상률 전 창장의 그림로비 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그림로비 의혹의 '몸통'을 밝힐 것을 주장하며 한상률 전 청장에 대한 수사를 종용하고 있다. 한 전 청장은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결과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한편 국세청은 안 국장의 구속을 계기로 그를 직위해제한 뒤 행정안전부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요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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