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도굴품'이라며 반환을 요구해 소유권 논란을 빚고 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고미술품들이 결국 '소유는 이탈리아, 보관은 뉴욕'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로코 부틸리오네 이탈리아 문화장관과 드 몬테벨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장 사이에 문제의 고미술품들은 이탈리아가 공식 소유하지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계속 보관하는 쪽으로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이탈리아 '소유'의 고미술품들을 계속 보관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그 작품들과 동등한 가치가 있는 작품을 받는 쪽으로 의견접근이 이뤄졌다는 것.
이 신문은 두 사람 사이에서 이뤄진 잠정합의가 이탈리아 정부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이사회의 추인을 받아야 하지만 양측의 오랜 분쟁을 푸는 해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몬테빌로 관장은 "문제의 작품들이 이탈리아에서 도굴돼 불법 반출됐다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증거를 보고 확신이 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95년 수사관들이 확보한 수천 장의 도굴품 사진과 그 동안의 수사 결과를 근거로 문제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품들이 도굴품이라고 주장하면서 메트로폴리탄측에 취득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등 압박을 가해 왔다.
이탈리아가 소유권을 주장하는 작품들 가운데는 ▲킬릭스라고 불리는 기원전 6세기의 술잔 ▲오이노코에로 불리는 그리스식 주전자 ▲시칠리아에서 도굴됐다는 은접시 세트 ▲'뛰어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일곱 점의 화병 등 22점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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