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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180석 연합" 구상, 대선 이후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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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종인 "180석 연합" 구상, 대선 이후 포석?

"정권교체 끝난 상황…다음은 협치 체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연일 '180석 연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은 헌재에 맡기고, 개혁과 개헌 작업을 완수할 정치 주체를 새로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대선 국면과, 대선 이후까지 노린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종인 전 대표는 9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른바 '정권교체' 필요성에 대해 "정권은 이미 교체가 된 상태"라며 "박근혜 정권이라는 게 거의 기력을 상실해버린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탄핵심판에서 탄핵이 이루어질(인용될) 것 같으면 정권교체는 끝난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라는 얘기다.

김 전 대표는 "조기 대선을 하게 될 것 같으면 대권 후보들이 지금 현재로 한 10여 명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지금 보이는 상황하고 전혀 다른 형태의 선거 구도가 짜여지지 않겠나 본다"면서, 대선 국면에서의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심판이 끝나고 나서 정치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고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겠다"고만 했다.

다만 몇 가지 '힌트'는 남겼다. 그는 "내가 당에 들어갈 일은 진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직접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언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왜 그런 말씀들을 하시는지…"라며 "내가 책임지지 않을 얘기를 미리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정치 연대체와 관련해서도 "사람들하고 논의하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무슨 세력을 어떻게 적당히 형성해서 뭘 시도해 보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 전 대표의 구상은 "누가 대통령이 된들, 화합을 하기 위해서 정치권 전부가 어느 정도 연합하는 이런 형태의 정국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말에서 일부 드러났다. 그는 "지금 우리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려면 많은 입법이 필요한데, 그 입법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국회 선진화법 이런 것들을 고려할 적에 180석 이상의 의원들을 규합할 수 있는 그러한 협치체제를 갖추지 않으면 다음 정권은 성공할 수가 없다"면서 "그걸 사전에 인식들을 하고 과연 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갈 거냐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서 대통령 당선자가 경우에 따라서는 한 달 내지 길게는 두서너 달 동안 현 내각을 가지고 운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처지에 봉착할지도 모른다"고 연합정치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그는 '반드시 대선 전 개헌'을 고집하기보다 "시간이 없으면, 지금 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약속이라도 하고 가야 할 거 아니냐"고 언급했다. 종합하면 이렇다. 개헌을 한다는 '약속'을 매개로 한 '180석 연합.'

박지원-김무성, 김종인에 화답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표의 구상에 응답하는 목소리가 이 당 저 당에서 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저는 김 전 대표와 수십 년 간 개인적으로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며 "총선 승리를 이끈 공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정치 발전을 위해서 탈당하고 의원직까지 버린 그 결단에 대해서 높이 평가를 하고, 다시 한 번 그 분이 원하는 개헌과 경제민주화, 패권 정치 종식을 위해서 우리 국민의당도 같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지원 대표는 "정치는 정체성이 중요하다"며 "우리 국민의당은 어떠한 경우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한 그 잔재 세력들과 연정을 한다는 것은 우리 정체성은 물론 국민의당 가치에 부합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최소한 자유한국당과는 어떤 형태의 연대도 없다는 얘기다.

김무성 바른정당 상임고문도 전날에 이어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는) 어떤 형태로든지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과 정치 세력화, 조직화한 후에 연대를 모색하지 않겠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형태로든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하고 다음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되는 것은 막아야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누군가가 마음을 비우고 그 세력을 연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대선을 이기는 길인데 그 역할을 할 사람이 저는 저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9일 낮,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오찬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는 같은 당 소속 남경필 지사와 회동할 계획이다.

민주당 내 非文도 '연정' 필요성 강조

민주당 내에서도 안희정 지사의 멘토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굉장히 진솔한 발언"이라며 "지금 국회 상황을 봤을 때 대연정을 하지 않으면, 그러니까 의석 180석 정도를 확보하지 않으면 어떠한 개혁 입법도 통과하기가 힘들게 돼 있다"고 김 전 대표와 거의 일맥상통하는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실질적으로 추가 탈당을 고민하시는 의원들이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김종인 전 대표로 상징되는 그룹과 안희정 캠프의 연대도 가능하냐'고 묻자 박 의원은 "그건 지금으로서는 상상을 해야 되는 가정적인 질문"이라며 "만약에 그런 일이 정말로 현실화되면 그때 가서 답하겠다"고 피해 갔다.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최명길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대선에서 정권을 어떤 쪽이 잡더라도 여소야대 아니냐"며 "대선 이후의 정치는 반드시 연정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힘을 모으지 않으면 끌고 갈 수 없다. 그것을 청사진으로 제시하는 쪽이 국민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文이 영입한 김홍걸 "김종인은 영입 1순위도 아니었다" 비난

반면 민주당 내 주류 쪽에서는 김 전 대표에 대한 원색적 비판이 나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교통방송(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당에 대해서 전혀 애정이 없으신 것 같고, 우리 당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분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며 "그 분이 도대체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지금까지 무슨 노력을 하셨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홍걸 위원장은 "이 분에게 경제민주화란 본인의 사유물"이라며 "오만과 독선이다. 김종인을 모셔다가 높이 받들 정치인을 도와주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김 전 대표를) 모셔와 놓고는 푸대접했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는데, 전권을 드렸고 비례대표도 드렸으니까 푸대접이라는 말도 안 된다"며 "그 (영입) 당시 좀 급박한 상황이었고 또 이 분이 영입의 1순위가 아니었다. 제가 아는 바로만 해도 이 분보다 먼저 제의를 받으신 사회 원로들, 훌륭하신 분들이 최소한 4명 정도는 된다. 그런데 그 분들이 다 연세도 많으시고 정 치일선에는 나가실 생각이 없다고 고사하셨기 때문에 이 분한테 차례가 온 것"이라고 영입 당시의 일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공당에서 공적인 일을 하는데 '은혜'니 뭐니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 사고방식"이라며 "(김 전 대표는) 본인이 스스로를 좀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까지 했다. 그는 또 "선거 2~3일 전에 제가 들은 바로는, 당시 여론조사가 굉장히 안 좋게 나왔지 않느냐, 그래서 그 보고를 받으시고는 '아이고, 이거 실패구나, 완패하겠구나'하고 거의 짐 싸실 준비를 하셨다는 것이다. 자기가 선거 지휘를 한 게 효과적이었고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하셨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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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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