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는 27일 대구시, 대구중구청과 소녀상 건립을 위한 민관3자 협상을 진행했다. 추진위가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동성로)에 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몇 달간 중구청과 논의를 벌였지만, 현행법상 도로인 동성로에 조형물을 세울 수 없다고 중구청이 반발해 2.28기념중앙공원에 소녀상을 건립하는 대안을 갖고 대구시와 함께 협상 테이블을 갖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대구시가 법과 조례를 이유로 소녀상 설립 허가 절차만 석달이 걸린다고 말해 협상은 결렬됐다. 추진위가 확정한 3.1절에 소녀상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추진위는 당초 예정대로 오는 3.1절 오후 4시 대백 앞 야외광장에서 제막식을 갖고 소녀상을 세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추진위는 대구중부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내놓고 3.1절 당일 오전부터 소녀상 설치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중구청은 허가를 얻지 않고 추진위가 설치를 강행할 경우 바로 철거를 예고했다.
이정찬 추진위 국장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세우는 소녀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의제"라며 "3.1절 당일 대구 등 전국 6곳에 소녀상이 들어선다. 관이 불허하면 시민 뜻으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명구 대구시 공원녹지과 녹지기획팀장은 "설립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다만 허가 절차만 최소 석달이 걸린다"며 "공원에 조형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심의와 공고를 거쳐야한다"고 말했다. 윤형구 대구중구청 도시관광국장도 "절차를 밟아 8.15 광복절에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도 거부했다"면서 "더 이상 협상은 어려울 것 같다. 허가 없이 동성로에 설치하면 즉각 철거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추진위는 지난해 6월부터 소녀상 건립사업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운동을 진행했다. 올 1월까지 2,139명이 7천여만원을 후원했고 현재 소녀상 제작은 완료된 상태다. 3.1절 당일에는 대구지역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해 각 분야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을 열 예정이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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