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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정? 이것은 거짓 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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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연정? 이것은 거짓 진보다

[기고] 반기문 이후① 촛불, 국민운동체로 승화돼야

야당 간의 개혁 선명성 경쟁으로 전환되다

보수에서 거의 유일무이한 희망이었던 반기문이 예상대로 중도 하차했다. 반기문이 하차하면서 여러 변수가 생기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정권교체라는 이슈의 강렬함과 긴급성이 약화되면서, 이제 정권교체의 차원을 넘어 개혁 경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보수, 유의미한 후보 나올 수 없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황교안은 보수 세력의 대선 주자로 나오기 어렵다. 집 떠나면 고생, 관료 출신으로서 역시 관료 출신인 반기문처럼 현실 정치판에서 선수로 당장 뛰기란 너무 고단하다. 그렇다고 다른 위협적인 후보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여당 보수 세력은 유의미한 후보를 배출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지금 펼쳐지는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 박근혜를 만들어낸 장본인으로서의 보수 세력이기에 그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선거이며, 민심에 의해 이미 철저히 심판을 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남은 변곡점, 탄핵 후 박근혜 구속을 보는 관점

대선 가도에서는 향후 몇 고비의 변곡점이 예측되는데, 특히 박근혜 탄핵 후 박근혜 구속을 둘러싸고 이에 대한 유력 주자 간 입장이 갈리면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호남 민심의 향배도 계속 주목거리다. 물론 사드 배치와 관련한 변수 역시 상존한다.

향후 국면은 비단 정권 교체의 차원만이 아니라 촛불 민심을 반영하여 선명한 개혁을 둘러싼 경쟁의 장으로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차기 정권은 시민으로부터 개혁 수행을 위임받아 시민과 함께 개혁을 수행하는 '개혁 책임 정부'로 자리매김되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제도정치권은 국민과 다른 별세계에 산다

야당은 언제나 그랬듯이 스스로 변화하기 참으로 어렵다. 왜냐면 그들은 일반인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일반인과 다른 별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옆에서 제도 정치권을 관찰하는 기회가 있는 필자가 보기에, 야당은 사사건건 항상 여야 간 게임으로만 판단하고 정치공학적으로만 사고하는 관성에 깊숙하게 빠져있다.

또 야당은 (사실 많은 부분 명백한 보수 그 자체이지만) 자신들이야말로 현실적 진보이며, 시민 세력의 목소리는 비현실적이라고 간주하는 경향성이 높다. 이렇게 하여 밖에서 아무리 시끄러워도 그것은 단지 하나의 변수 혹은 참고사항일 뿐 결정을 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제도권일 수밖에 없다는, 일종의 '야당판(版) 관존민비 사상'도 존재하게 된다.

이미 수십 년 동안 그렇게 관성화되어 외부 세계와 전혀 다른 별세계를 이룬다. 하지만 이들을 비판하고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재야 세력은 이미 존재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다른 대체 세력도 없다. 시민운동이나 진보 성향의 언론도 오히려 상당수 이미 야당 의존성이 강한 '같은 편' 혹은 일종의 '하부구조'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당연하게 제도정치권은 독주, 독단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만의 잔치'는 계속된다. 제도정치권을 개혁시킬 열쇠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선거제도 개혁에 있지만, 이에 대해 콧방귀도 뀌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한다.

대연정? 우려스럽다

지금 일부 대권 주자는 참여정부의 가장 큰 잘못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연정의 실현까지 주창하고 있다. 박정희를 위한 박근혜의 한풀이가 오버랩된다. 이것은 거짓 진보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다. 참된 반성과 평가로부터 가장 강력한 힘이 만들어지는 법이다.

우리가 다시 명심해야 할 점은 우리의 제도정치권은 강력하게 견제받지 않으면 절대로 바뀌지 않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이제 촛불로 타오른, 그를 토대로 하여 힘을 기른 새로운 시민 세력은 야당에 대한 야당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하여 촛불 시민세력은 야당을 개혁의 방향으로 견인해내고 때로는 견제, 비판하는 국민운동체로 승화,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길이 우리 정치를 개혁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를 진정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애초 제기되었던 '촛불 시민대표론'은 준비 모임 등 자연스러운 모양새를 보여주며 태동되어야 했지만, 그런 준비 단계를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온라인에서 선발하는 등 약간 급한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보다 철저한 준비 단계와 소통을 거치고 촛불의 진실된 마음들을 모아 지혜롭게 국민운동체를 조직해나가야 할 것이다.

야당이 집권한 후에도 필요하다면 촛불은 광화문에서 그리고 전국에서 계속 타올라야 한다. 우리의 개혁은 나라다운 나라가 이뤄지는 그 날까지 계속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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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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