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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을 대통령으로 하는 통일국가...소설 <신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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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을 대통령으로 하는 통일국가...소설 <신의 속삭임>

2020년 통일한국을 배경으로 설정...잇따른 반전, 충격적인 스토리 등 눈길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대통령으로 하는 통일국가. 이 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설정한 소설이 출간됐다. 제목은 <신의 속삭임>이며, 저자는 현재 일요신문 부산경남본부장을 맡고 있는 하용성이다.

소설 <신의 속삭임>은 위에 언급한 배경 설정으로 인해 우선 눈길을 끌지만 숨은 주제는 따로 있다. 기독교를 비롯한 주류종교에 대한 날 선 비판과 대안제시 등이 바로 그것이다. 반수구, 반일 등과 같은 저자의 관념을 엿볼 수 있는 소주제들도 곳곳에 녹아있다.

소설의 핵심 키워드인 '종교'는 사실 재미 없는 소재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 전개는 이를 주제로 한 것과는 달리 매우 흥미롭다. 김정은 대통령 시해 사건이라는 주목되는 요소를 끌어온 뒤 주제에다 삽입해 살짝 버무렸다. 저자가 자신이 밝히고자 하는 무거운 주제를 위해 재미있는 아이템을 대입한 셈이다.

출판사 '행복우물' 대표이자 작가인 다니엘 최는 "시놉시스를 처음 접했을 때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저자의 무한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시도가 기존의 틀을 모두 거부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과감하게 출판을 결정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소설은 남북이 2020년 통일을 이루는 것으로 시작한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상징적인 국가원수인 대통령으로 추대하는 형식이며, 국호는 고려연방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법통과 체제 등은 그대로 계승한다. 통일이 되는 그해 가을, 한 아이가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다.

아이는 새로운 불교 종파를 창시한 승려와 개혁적인 성향의 개신교 목사 등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다. 통일 이후 8년이 지난 시점, 김정은 대통령 시해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은 범인이 대통령과 영부인을 권총으로 쏜 후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음에 따라 미궁에 빠진다. 사건의 해결 과정과 주인공인 세홍의 성장이 어우러지면서 스토리는 이어진다.

그러던 중 연방정보원이 시해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 잡아낸다. 행방이 묘연했던 범인의 어머니가 중국에서 신분을 바꾼 채 산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 하지만 그녀도 곧바로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실망하던 연방정보원이 그녀의 유품에서 새로운 단서를 하나 발견한다. 그들은 이를 기초로 사건의 배후를 추적해나간다.


▲ 소설 <신의 속삭임> 표지와 저자 하용성 씨. ⓒ하용성

소설은 이후 김정은 시해 사건이 해결되고, 주인공의 성장이 오랫동안 봉인된 비서(祕書)로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단지 소설 말미에 전개되는 잇따른 반전의 서막일 뿐이다. 반전을 이루는 핵심줄기는 주인공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다.

소설은 전체적인 흐름이 일단락된 후 이어지는 에피소드 1·2·3·4로 인해 모든 결말이 지어진다. 이 네 가지 에피소드들은 앞서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면서 남은 퍼즐을 모두 완성한다. 반전의 대다수가 이 부분에서 나온다.

또한 이 네 개의 에피소드들이 각각 한 편의 단편처럼 구성된 점도 이채롭다. <신의 속삭임>은 주인공 세홍이 창시한 종교가 모순에 가득 찬 기존 주류종교를 대신할 새로운 믿음이라고 웅변한다. 특히 기독교가 인류가 지향해야 할 신앙으로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현시대가 보다 진화한 종교적인 패러다임을 요구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또한 소설은 내용 곳곳에 독자들의 개인적인 판단과 해석을 요구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숨어있다. 이를 들춰보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 가운데 하나다. 세홍의 얘기와 김정은 대통령 시해 사건이라는 두 개의 핵심 플롯이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하다 마지막에 이르러 하나로 귀결된다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저자 하용성은 청년시절 프로뮤지션의 길을 걷다가 이후 방향을 틀어 언론계에 정착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에 걸친 언론활동을 <신의 속삭임>을 집필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해석한다. 이 기간 자신의 내부에서 이뤄진 관념의 진화가 소설을 쓰게 된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른 무엇보다 재미라는 단어에다 초점을 맞췄다. 물론 숨은 주제도 있다. 주류종교의 모순에 대한 날 선 비판과 대안제시가 그것이다. 그들은 현재 차가운 복기와 자기성찰, 그리고 변화의 몸부림은 전혀 없이 그냥 기득권만 유지하고 있다. 일부 보수언론과 친일론자 등에 대한 정제되지 않은 공격은 덤이다. 특히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에 있는 이들에겐 쾌감을, 스릴러나 반전이 담긴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카타르시스를 줄 것으로 자신한다"고 자신의 처녀작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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