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권한 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 갈등이 확대되고 있으며 심지어 서로를 반목·질시하고 적대시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며 "국민적인 대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극단적 대립이나 이분법적 사고는 지양해야 한다"고 국민을 질타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권한 대행은 "정부가 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할 주요 국정 방향은 확고한 안보와 경제 회복,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민생 안정, 국민 안전"이라며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한 약속을 내놓았다.
황 권한 대행은 먼저 안보를 강조하며 "북한이 도발하면 단호히 응징할 강력한 안보 태세"를 다짐했다. 황 권한 대행은 또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문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역사 교과서 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면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으로는 "수출 시장이 경제 회복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하고, 제4차 산업 혁명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밝혔다. 청년 일자리의 대안으로 '창업 활성화'를 제시하고, '창업 활성화 점검회의'를 매달 열겠다고 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확산된 데 대해서는 "국정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매우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AI를 잡기 위해 민관군이 총력 대응해왔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다만, 전날 조윤선 문화체육부 장관이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장관으로서 구속된 데 대해서는 사과의 말을 하지 않았다.
황교안 권한 대행은 '국민적 대통합'을 거듭 강조하면서 "여야 정치권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겠다. 정당 대표들과의 고위급 회동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안 드린다"고 말했고, "기업인들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황교안 "대선 생각할 상황 아냐"…바른정당 "대선 불출마 선언해야"
황교안 권한 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질의 응답 과정에서 자신이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 포함된 데 대해 "(대선 후보) 지지율에 관한 보도는 저와는 직접 관계가 없다"며 "저는 권한 대행으로서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정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면서 거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고 답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을 거듭 묻는 질문에 황 권한 대행은 "지금은 그런 여러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고 어려운 국정을 조기에 정상화하고, 우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일에 전력하는 것이 마땅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비켜갔다.
황교안 권한 대행의 신년 기자회견에 야당이 보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 탄핵 가결로 대통령이 직무 정지된 상황에서 그 직무를 대행하는 국무총리가 신년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묻고 싶다. 황교안 권한 대행이 대통령 기분이라도 내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도 "황교안 권한 대행이 권한 대행으로서의 역할과 권한 범위를 뛰어넘어 모든 국정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한다. 길어야 4개월, 짧으면 2개월에 불과한 황교안 권한 대행이 어떻게 모든 국정 현안을 해결할 수 있나"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장제원 대변인은 "황교안 대행이 대선 출마에 대해 모호한 태도에서 벗어나 대선 불출마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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