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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망론, 그는 '친박당'의 다크호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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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망론, 그는 '친박당'의 다크호스인가?

[분석] 새누리당의 2차 분열, 그리고 '황교안 대권' 소문

후순위 대권주자조차 없는 새누리당에서 조기 대선을 앞두고 '황교안 카드'가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복수의 매체 여론조사에서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출마설은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공무원의 선거 출마 요건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은 이번 대선일 30일 전에만 사퇴하면 입후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 유일호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대선을 관리하게 되는, 웃을 수만은 없는 장면이 연출된다.

최근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세력이 우연치 않게 밝혀졌던 해프닝도 있다. 육군 장성 출신인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이 병역 의무 기피자가 대통령, 국회의원 등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박사모 등에서 "황교안 대선 출마 저지법이냐"는 비난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27일 당 회의에서 "제가 발의했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저지한다는 식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것 같다"며 "일베·박사모 등에서 이 법안이 황 권한대행 대선출마 저지법이라며 사무실로 항의전화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병역면제와 병역기피는 다르다. 제가 발의한 개정안은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파헤친 병역면탈 행위 근절을 위한 후속조치의 하나로, 합법적 병역면제자가 아닌 유승준, 스티브 유 같은 사람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합법적으로 병역면제를 받아 본인 스스로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대선 출마에 아무 문제점이 없다"고 했다.

황 권한대행은 만성 담마진으로 군대를 가지 않았다. 일종의 피부 질환인데, 만성 담마진으로 병역 면제를 받을 확률은 약 100만 명 중에 한 명꼴로 추산된다.

이같은 해프닝으로 미뤄보건데, 황 권한대행은 주로 극우 집단이나 '박사모(박근혜 대통령 팬클럽)' 등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안보'를 내세우는 극우 세력의 적극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SBS <비디오머그> 화면 갈무리

이처럼 엷지만 '단단한 지지층'을 가진 황 권한대행이 새누리당 대선 주자군에 합류할 수 있을까? 몇 가지 유추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먼저 새누리당은 유일하게 대선주자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거취가 결정이 나지 않긴 했지만, 그가 새누리당에 갈 가능성은 극히 적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보수신당'이 떨어져 나가 '친박당'으로 남은 새누리당이 '2차 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심상치 않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적 청산 시도에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강성 친박계가 보수색이 강한 황 권한대행을 앞세워 다시금 세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만약 친박계가 'TK 자민련'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반 전 총장과의 연대 여지를 좁힌 후 황 권한대행을 앞세운다면, 인 위원장은 물론, 새누리당 내 충청권 의원 등의 대거 이탈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인 위원장도 충청 출신이다.

물론 이는 하나의 시나리오일 뿐이지만, 황 권한대행의 최근 자신만만한 행보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긴다.

대선 지지율 조사에 갑자기 등장한 이름 황교안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설은 최근 돌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황교안 국무총리 두 개의 '정권 연장' 카드를 두고 차분히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반 총장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높은 상황이긴 했지만 반 총장이 새누리당, 그 중에서도 특히 친박계와 '단단한' 합의를 이루어 출마할 것인지는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황 권한대행은 반면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하며 통합진보당 해산에 앞장 섰고, 이후에는 국무총리를 하며 각종 국정 과제를 추진하는 등 이번 정부와 줄곧 호흡을 맞춰왔다. 그런 만큼 공안검사 출신으로 현 정부 전·현직 내각 구성원들 중 그 누구보다 극우적 색채가 짙은 황 권한대행을 새누리당 친박계가 '대안 카드'로 검토하는 것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황 권한대행의 출마설은 박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의결 후 권한대행으로서 그가 보여준 부적절한 광폭 행보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관련기사 : 탄핵 '운수 대통', 황교안은 '용꿈' 꾸나?) 황 권한대행은 야권의 반대에도 마사회 등에 대한 각종 인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했고 군복을 입고 최전반 현장을 돌아보는 등 대행을 넘어선 어엿한 '정치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황 권한대행 지지율은 MBC·한국경제, KBS·연합뉴스, 동아일보 등 언론사의 새해 여론조사에서 3~4%대로 나타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이름이 대선 주자 지지율 조사에 등장한 것 자체가 탄핵 이후로, 최근 일이다.

친박계의 황 권한대행 검토설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지난 3일 "어렵게 모셔왔다는 손님인 인 위원장이나 잘 대접하면서 집안 단속부터 하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반 유엔 사무총장도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 눈에 황 권한대행이 다크호스처럼 비춰진 모양"이라며 "대통령 직무정지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의 2인자로서 국정 수습에 전념해야 할 권한대행을 대선판에 끌어들이겠다는 발상이 참으로 무책임하다"고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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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얀 기자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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