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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 재선 다가오니 재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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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 재선 다가오니 재빨라졌다

[반기문 팩트체크]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의 공과⑤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의 공과(功過)'가 시리즈 제목인데 '너무 과(過)만 다룬다'는 일부 독자들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번 편은 공(功)입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재임 기간 업적 중 가장 뛰어난 성과로 꼽히는 것은 지구 온난화 이슈에 대한 대응 문제였다.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는 분석 기사를 통해 이렇게 평가했다.

간판 이슈(Signature Issue)에서의 성공. 반기문은 취임 직후부터 기후 변화 문제에 집중했고, 이를 자신의 간판 이슈로 여겼다. 반기문은 그린란드의 녹아내리는 빙하를 보러 갔고, 키리바시에 가서 해안선 붕괴를 막기 위해 해변에 나무를 심었다.

반기문의 가장 뛰어난 업적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파리 협정에 전 세계 국가들이 서명하도록 한 것이다. 추진력의 많은 부분은 세계 1, 2위 오염물 배출 국가인 미국과 중국이 손잡고 기후 변화를 막겠다고 선언한 데서 왔다.

이는 유엔이 지구적 규모의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오직 강대국들이 '그러도록 놔뒀을' 때만 그렇다는 것 역시 보여줬다.

또 유엔의 본래 창설 목적에 가까운 분쟁 조정 업무에서, 반 전 총장이 특유의 고뇌하는 리더십 대신 과감한 면모를 선보여 국제 사회로부터 칭찬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2011년 초의 코트디부아르 사태였다.

4개월 간의 내전이 벌어졌던 코트디부아르 사태의 시발점은 2010년 11월 치러진 대선. 코트디부아르 선거관리위원회는 야당 후보인 알라산 와타라의 승리를 선언했으나, 현직 대통령인 로랑 그바그보 측이 장악한 헌법위원회가 이를 무효화하고 그바그보의 당선을 발표하면서 두 후보가 각각 취임식을 갖고 내각을 꾸렸다. 웃지 못할 '한 국가 두 대통령' 상태에서 내전은 시작됐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은 것은 와타라 측이었다. 이 과정에서 '인도적 개입'을 명분으로 개입한 유엔 평화유지군(UNOCI)과 프랑스군은, 대통령궁 벙커에 은신한 그바그보에게 헬리콥터로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그바그보는 결국 유엔군의 공격 당일인 4월 11일 오후 지하 벙커에서 체포됐다.

유엔군의 공격은 '정부군의 공격으로 민간인이 학살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는 반 당시 사무총장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었다. 당시 UNOIC를 지휘한 유엔의 코트디부아르 문제 특별대사는 반 전 총장의 외교부 후배 최영진 전 주미대사였다.

UNOCI의 하마둔 투레 대변인은 "그바그보가 선거에 패배하고도 불복한 것이 폭력사태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며칠 동안 그바그보군이 박격포, 로켓탄 등 중화기를 이용해 UNOCI 본부 뿐 아니라 민간인에 대해서도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달 8일 오후에는 경제수도 아비장에 위치한 프랑스 대사관저가 그바그보군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다만 내전 과정에서 와타라 측으로 참전한 군인과 용병들이 수백 명의 민간인을 학살·강간하고 마을을 불태우는 등 잔혹 행위를 저질렀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는 와타라 측 군대가 수백 명의 민간인을 살해하고 마을을 불태웠으며 반대편 지지자들을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도 내전에 참가한 와타라 측 용병들이 코트디부아르에서 민간인을 살해하고 여성들을 성폭행했으며 마을을 파괴하는 등의 잔혹행위를 저질렀음을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용병들은 라이베리아 출신이며 1500달러의 보수를 약속받고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4개월 간의 내전이 유엔군의, 그것도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해법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은 반 전 총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를 단숨에 호전시켰다.

"2011년 6월 예상보다 빨리 반기문의 재선이 확정된 것은 한 달 전에 진행된 코트디부아르 사태 해결이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남정호 <중앙일보> 기자,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HRW 역시 반기문의 재선이 확정됐을 때, 그에 대해 부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그 근거로 코트디부아르, 이집트, 리비아, 시리아 문제에서 "공적으로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반기문의 재선이 확정될 즈음에 "그가 코트디부아르 및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보여준 모습은 평화와 안보의 챔피언"이라고 추켜세웠다.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의 공과(功過)'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시리즈 목록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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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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