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밤 10시 이후 학원수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 위원장은 "1000만 학생·학부모가 우리 편이다", "밤 10시 이후 학원수업을 못 하게 하겠다", "강남 3구 대형학원을 우선 단속하겠다"는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교육과학기술부와 한나라당으로부터는 '측근 위원장'의 월권행위가 아니냐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오전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교통정리'에 나선것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미래기획위원회와 같은 대통령 자문기구들은 뒷바라지를 잘해야지 정책 집행기구처럼 행동해선 안 된다"면서 "정부 내부에서 활발히 논의하는 것은 좋지만 자문기구가 그 위상을 넘어서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왜 여기저기 다 나서서 혼란을 일으키느냐, 자중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곧바로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곽승준 위원장에게 보내 이같은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정책조율에 나섰다.
곽 위원장도 예정돼 있던 언론 인터뷰를 모두 취소하고 "더는 언론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제동이 걸린 셈이지만, 곽 위원장이 추진하고 있던 고강도 '사교육 규제책' 자체가 아예 '없던 일'이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도 절차적 문제를 들어 곽 위원장을 질타한 것일 뿐, 실제 정책의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상당한 공감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이 이날 회의자리에서 "각 수석실은 앞으로 자문기구들의 아이디어를 충분히 잘 들어야 한다"고 말한 대목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여론이 이같은 방안에 대해 호의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중앙일보>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밤 10시 이후 학원수업을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서 응답자의 63.7%는 "찬성한다"고 답했으며, 반대는 33.8%에 그쳤다.
지난 28일 성인남녀 1027명에게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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