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을 탈당한 정두언 전 의원이 새누리당 내 거의 모든 정치세력을 겨냥해 맹비판을 퍼부었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 비박계나, 자신을 포함한 탈당·신당 세력까지 모두 포함해 "새누리당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재집권한다는 것은 양심불량"이라고 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12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 소추를 했는데 국민들, 촛불 민심은 이미 새누리당을 탄핵했다"며 "그런데 거기서 친박, 비박 서로 당권을 가지고 또 싸우고 있다"고 입을 뗐다.
그는 "제가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깨달은 게, 민심은 그냥 조용히 지켜보는 것 같지만 반드시 심판한다"며 "새누리당은 없어질 것이다. 1년 후, 길게 봐야 2년 후에는 없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새누리당 내 친박계들이 '혁신과 통합 연합'이라는 모임을 만든 데 대해 "그렇게 엽기적인 저질, 배타적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이름을 '혁신과 통합'이라고 정하니까 정말 세상에 후안무치도 이런 후안무치가 있나"라며 "염치가 없어도 인성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염치가 없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친박계에 대해 "그러니까 막 가는 사람들은 못 말린다. 그 사람들은 끝끝내 당권 붙들고 있을 것이다. 1000억 원이라는 재산이 있으니까"라고 비난하면서도, 비박계에 대해서 역시 "그러니까 나머지 비박계들이 '도저히 못 참겠다' 하고 나가야 되는데, 또 그 사람들이 다 새가슴들이라서 풍찬노숙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또 못 나오면서 둘이서 국민들한테 그렇게 계속 그런 꼴사나운 모습만 보일 것"이라고 싸잡아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죽을 죄를 지었느냐'고 주장한 데 대해 그는 "김진태 의원 보면 젊은 사람인데 생각은 꼭 6.25 세대 같다. 어떻게 저 나이에 저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신기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당, 대선후보는 내겠지만…집권 바라는 건 예의 아니다"
그는 자신과 남경필 경기지사, 김용태 의원, 정태근 전 의원 등이 전날 '신당 창당'을 선언한 데 대해 "저희들은 새로운 보수를 세워야겠다고 마음먹고 나왔다"고 하면서도 "저희는 거기(새누리당에) 있는 사람들에게 별 기대를 안 한다. 그리고 사실 모두 책임이 있다. 친박, 비박 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서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는 비박계가 신당 창당 추진 세력에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 "와서 같이 하겠다면 몰라도 굳이 애써서 모셔올 생각은 없다"며 "또 그 중에서도 뭐 정말 진정한 보수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아무나 다 '보수'라고 하는데, 독재를 옹호하고 독재에 복종하는 게 무슨 보수냐, 극우지. 지금 친박 지도부는 보수가 아니라 극우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자아 비판도 있었다. 그는 "저희들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풍찬노숙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라며 "어쨌든 중요한 것은 새누리당에 몸담았던 사람들이 재집권한다는 것은 양심불량이다. 거기에는 신당도 해당된다"고 했다. 그는 신당이 대선 후보를 낼 것이냐는 질문에 "대선 후보 없는 정당은 있을 수 없다"고 하면서도 "'대선 후보를 낸다, 그래서 꼭 집권하겠다'가 아니라, 그 다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집권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그 자체가 국민들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위론적으로 얘기하면 지금 친박 세력은 극우, 그러니까 수구 우파이고, 친노 세력은 수구 좌파다. 그 사이에 중도 우파, 중도 좌파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금 제3지대라고 말하는 것이 중도 좌파를 얘기하는 것이고, 저희가 제4지대를 얘기하는 게 중도 우파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아마 그런 중도 우파가 만들어지면 거기하고 같이 갈 생각을 할 것"이라며 "그 분이 (신당의) 초대에 응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지만 저희들은 모든 걸 다 열어놓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반 총장이) 그렇다고 해서 친박에 얹힐 생각은 아니고, 결국 중도 우파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 세력들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그 밀알이 되겠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개헌 자체가 현실적으로 시간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대통령 후보들이 개헌 공약을 내세워서 임기 시작할 때 개헌을 해야 가능하다"고 단언하면서도 "그런데 개헌을 고리로 사람들이 모일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는 김종인 의원 등이 제3지대라고 하는 '반(反)문재인 세력' 연대를 개헌으로 묶으려는 것 같다"며 "그러니까 개헌은 그런 데 쓰임새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피눈물 흘린다는 말이 뭔지 알겠다"고 말한 데 대해 "그 분이 국민들을 피눈물 많이 흘리게 만드셨지 않느냐"며 "사실 저도 피해자 중의 하나다. 엽기적인 공천 덕분에 고생고생하고, 낙선하고, 주변 사람들 다 지금까지도 후유증이 남아 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 피눈물 흘리게 만들어 놓고 그걸 아시는지 모르시는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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