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 지사는 22일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을 유린했다. 헌법에 의거해 탄핵해야 한다"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각각 탄핵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 회견장에서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했다.
김 의원은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민주주의 공적 기구를 사유화하고 자유 시장 경제를 파괴했다. 공직자들의 영혼과 자존심을 짓밟으며 이들을 범법행위로 내몰았다"면서 그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이런 대통령을 막기는커녕 방조하고 조장하고 비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공범이라고 말한다. 백 번 맞는 말씀"이라며 "죽은 죄를 지었다고 자복하고 처벌을 기다려도 모자랄 판인데 고개를 빳빳이 들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기고만장하다. 파렴치의 극치다. 염치가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의 이런 모습이 "정말 죄송하다"며 "대통령은 헌법을 유린하고 법치를 훼손했지만 대한민국은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의거하여 대통령과 그 일파를 단죄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국민들은 비폭력 평화 집회를 통해 그 의지를 보여주셨고 이제 모든 책임은 정치권이 져야 한다"며 "그러나 국회 제1당이자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질 의지와 자격이 없다. 뜻있는 분들이 새누리당 안에서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 여러분 보시는 바와 같이 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도 평했다.
김 의원은 "지난 주 수능을 본 제 아들이 광화문 촛불집회에 가서 저에게 '전인권 아저씨의 행진을 들으며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면서 "미력이나마 제 모든 것을 걸고 국민에게 향하는 충으로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행진하겠다"고 했다.
남 지사는 "국가는 국가다워야 한다. 집권 세력과 특정 지배층의 사익을 채우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헌법의 가치를 파괴하고 실정법을 위반해 가며 사익을 탐하는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최고의 권위를 위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당은 정당다워야 한다. 바른 정당은 국민과 공익을 앞세우며 시대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면서 "정당이 특정인이나 특정 세력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 그 정당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남 지사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당다움을 잃어 버렸다"며 "새누리당으로는 자유와 나눔, 배려의 가치 그리고 미래비전을 담아낼 수 없다. 거스를 수 없는 역사와 국민의 명령에 따라 선언한다. 저는 오늘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내고자 한다"고 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한 사람 한 사람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즉각 탄핵 절차에 착수해야 함에도 새누리당 문제 때문에 정치권이 착수하지 못 하고 있다"며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사람과 찬성하지 않는 사람을 구분해서 나눠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거듭해서 "지금은 탄핵에 찬성, 반대하는 사람을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며 "그 방법으로 가장 좋은 것은 분당"이라는 말도 남겼다. 남 지사도 "새누리당 의원들은 한 분 한 분 역사 앞에 국민 앞에 자신의 의견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탈당 선언 회견을 마친 후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열흘째 단식 중인 이준석 등 원외 당협위원장 5인의 농성장을 찾아 단식을 중단할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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