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과 관련한 일체의 내용을 부인했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김 전 실장은 "작성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생각도 가미돼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비망록에 등장하는 자기와 관련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비망록이 김영환 당시 수석이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김 전 실장은 "비망록을 본 일이 없어서 누가 작성했는지 알 수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비망록을 가지고 자꾸 꾸지람을 주는데, 청와대 수석회의는 수석들을 모아 놓고 비서실장이 일방적으로 수석들에게 지시하지 않는다"며 "각자 소관에 대해 상황 보고를 하고 자기 나름 대책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그렇기에 비망록에 적힌 것처럼 실장이 하나하나 지시할 수 없다"면서 "(비망록에는) 회의 참여자들, 그리고 작성한 분의 생각 등 여러 가지가 혼재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모친은 언론 인터뷰에서 "김기춘, 우병우 때문에 아들(김영한 전 수석)이 그렇게 됐다"며 김 전 수석이 김 전 실장의 지시에 괴로워했다는 증언을 했다. 이같은 증언에도 불구하고 김 전 실장은 비망록 자체를 "루머"라고 일축한 것이다.
비망록에 김 전 실장이 세월호 희생자 시신을 인양할 경우 정부 책임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을 두고도 김 전 실장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그런 생각을 가진 적도 없고, 그렇게 지시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해수부 장관과 세월호 인양 문제 문제와 관련 긴밀히 의논한 적이 있다"면서 "나도 자식이 죽어있는 상태인데 왜 시신을 인양하지 말라고 하겠나. 그렇지 않다"고 재차 그런 지시가 없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을 미리 알았다는 비망록 내용과 관련해서도 "통진당 해산은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결정하고 제소해 헌법재판소에서 결정 내린 사항"이라며 "(해산을) 사전에 알았다는 것은 헌재로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완전한 루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 못해 오늘날 이런 사태가 된 것에 대해서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비망록 관련해서는) 제가 그렇게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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