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올림머리'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르쇠'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 전 실장은 7일 국회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주최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출석해 "관저에서 일어나는 사사로운 생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이같은 태도를 보였다.
6일 각 언론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화장과 올림머리 등으로 총 90분을 소요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 특조위원들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김 전 실장에게 집중 추궁했으나, 김 전 실장은 "잘 모른다"고 연거푸 답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월호 7시간의 퍼즐을 오천만 국민이 맞추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머리 손질을 한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김 전 실장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에 안 의원이 "아이들이 죽어가는 시간에 대통령이 머리 손질을 한 게 적절했냐"고 재차 물었고, 김 전 실장은 "제가 알지 못하는 사실"이라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제가 아는 한은 다 말씀드리겠다"면서도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계셨다고만 알고 있다", "(대통령의) 공식적인 일은 알지만 관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저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최교일 새누리당 의원이 "그날(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에 머리 손질을 했다, (미용실) 원장이 출입을 했다는 건 청와대 출입 기록에도 있다. 이 정도는 조사에서 드러났을 것 같은데 몰랐느냐"고 물었다. 김 전 실장은 이에 대해 "경호실에서 관리하고 비서실에서는 모른다"며 "경호실에서 알릴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의 모르쇠 태도에 특조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증인이 '공식적인 일은 알 수 있으나 관저에서 일어난 일은 알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증인 입에서 '(대통령이) 관저에서 사사로운 일을 했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얘기한 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청와대 출입기자단 송년회에서 우리 대통령은 매력적이고 디그니티(dignity, 위엄) 있고 엘레강스(elegance, 우아)하다고 말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전 실장은 잠시 침묵한 뒤 "그 당시엔 그렇게 생각했다"고 했다. 안 의원이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냐"고 묻자 그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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