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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 권력…큰 그림을 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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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 권력…큰 그림을 그려라

[김윤태 칼럼] 탄핵 이후 '국가개혁 플랜' 구상할 때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 정치 혁명의 목표가 되었다. 하야와 탄핵을 요구하던 국민의 구호가 진화하고 있다. 이제 박근혜는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 '청와대 유폐'에서 벗어나려는 박근혜의 3차례 '꼼수' 담화가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성난 민심을 묵살하는 박근혜는 스스로 역사의 단두대에 올라갔다.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길을 제 발로 걸어가고 있다. 이제 거국 내각, 퇴진, 사면의 가능성은 모두 사라졌다. 자업자득이다.

광장의 혁명적 열기는 어디로 갈 것인가?

청와대와 광장이 대치한 '이중 권력'의 상태를 거치며 중간 지대에 있던 정치권의 계산은 이제 끝났다. 야당에서 "질서 있는 퇴진"과 "명예로운 퇴진"을 말한 사람들도 모두 탄핵과 즉각 퇴진을 주장한다. 새누리당 친박은 야당 입장을 수용해 "4월 퇴진"을 말했지만, 6차 촛불집회에 놀란 비박의 탄핵 표결 참여로 마지막 비명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탄핵이 부결되면 새누리당은 거센 민심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촛불집회는 국회가 아니라 광장에서 혁명을 완수할 수밖에 없다. 모든 권력은 광장으로 가고 있다.

광장의 혁명적 열기를 이끌었던 1960년 4.19혁명과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은 개헌으로 역사적 승리를 확인했다. 의회제와 대통령 직선제라는 권력 구조 개편으로 새로운 권력이 탄생했다. 그러나 5.16쿠데타와 노태우 민정당 노태우 후보 당선으로 역사의 시곗바늘은 거꾸로 돌아갔다. 당시 야당은 구파와 신파, 김영삼과 김대중으로 분열되었다. 지금도 역사의 데자비가 어른거린다. 거대한 보수 세력은 그대로 건재하고 야당은 대선에 골몰하고 있다. 탄핵 이후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정국이 교착될 가능성이 커지는 조건에서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거의 재판을 피하려면 지금 야당은 촛불 민심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헌법 개혁과 사회경제적 민주화

광장의 촛불은 단순한 감정 표출을 넘어 근본적인 현실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촛불을 들고 나온 시민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정유라 부정 입학 때문에 분노한 것으로만 보는 것은 어리석다. 시민의 가슴 속에는 한국 사회가 '헬 조선'으로 변해버린 한국 사회를 바꾸려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4대강 사업, 세월호 참사, 권력형 비리로 만신창이 된 대한민국으로 새롭게 바꾸길 요구한다. 탈규제, 부자 감세, 노동악법, 사회 경제적 불평등으로 무너져가는 민생을 되살리기를 기대한다.

지금 정국의 화살은 탄핵을 겨냥하지만, 정치권은 장기적으로 헌법 개혁과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박정희 모델과 신자유주의 모델을 넘어선 새로운 국가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 박근혜 게이트로 다시 나타난 정경유착이라는 박정희의 망령만큼 한국을 지배하는 자유 시장이라는 거대한 유령과 싸워야 한다. 정치권은 권력 구조 개편을 넘어 공화주의의 가치를 강화하는 헌법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고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행정부의 입법 발의권, 예산 편성권, 행정 감사권을 입법부로 이양해야 한다. 선거구제 개혁, 비례대표 확대, 정당 활동 강화, 그리고 무엇보다도 투표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정치 개혁이 시급하다. 광화문 광장의 시민 발언대에서 가장 감동적인 연설을 고등학생들에게도 권력을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정치권의 리더십

광장의 촛불은 거세지고 있지만 아직 개헌 또는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는 낮다. 정치권이 과도 정부와 국회 개헌 특위를 구성할지도 불투명하다. 정치권의 리더십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보수 세력이 가장 취약한 시기에 근본적 국가 개혁을 미룬다면 역사적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시민사회는 즉각 각계각층의 시민대표 회의를 만들어 국가 개혁의 새로운 요구를 표출해야 한다. 야 3당도 탄핵과 조기 대선을 넘어 국가 개혁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국회와 시민사회가 연결되는 새로운 네트워크 권력 기구를 창안해야 한다. 12월 9일은 대통령 탄핵의 날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탄핵 이후 플랜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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