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배배 모여는 보는 모꼬지 가는 길이었제
웬 젊은네 자리 곁으로 앉게 되았는디
시 꼬부랭이럴 끼적이는 놈이라고 수 인사부텀 지극하데
요망시룬 시절이다가 보니 여기 저기 내부치는 소리들마다
귓구녕이 호사허도록 들을만은 허데만은
곁에서 자꼬 뽀시락거리는 눈치가 보여서는
비니루 가방에서 도토막헌 책 한 권을 납수는 대목에서
해필 골 때리는 예수쟁이에나 걸렸는가 싶기도 해부렀네
모시는 유명 시인이 존 책이라고 알려 줬다고 그랬그만
쎄 놀림도 한참 풀을 멕여야 했든
먼 나라 시인의 이름과 시집
껄쩍시룬 소리들도 적잖은가 싶었는디
마땅허고도 남는 구절들에게 와서는
그 집에도 우리네 집구석 같은 정한의 장면인들 있었더만
글씨. 그랬는디
머덜라고 또 그런 염불이 마음속으론 한 자락 끼데 들데
우리들 헌테도 얼마든지 존 시 책은 남아 돌 것이었는디
그닥 아도쌍도 모르는 딴 나라 서정 속으로다
눈알 지나치게 꼬라박고 침을 튀기는
초면의 처사가 썩 달갑지만은 않등만
언제부턴가 단체로 히로뽕 맞은 유행처럼 나데기 시작허던
글로발이라는 캐치프레는 물론이고 훨씬 이전부텀
따지고 보면 사실은 지그 애비 적 년대부텀
우리가 너무 우리를 따져보지 않고 달려만 왔더라는
발등 찧는 마음은 쳐들어 오더만
주뎅이들마다 개거품을 무는, 저 나쁜 뉴우스가
사실 저 양아치들만이 그랬던 짓들이며
비단 어제와 오늘만의 일이었겄등가
그러고 보먼 이 모든 시종이 우리가 우리에게로 쳐놓은
덧이고 지뢰밭 투성이들로 여겨졌제
이 풍진 세상의 한 매듭을 어디서든 땡게보먼 말이시
삼천리 화려강산 너머로 대마도 앞바다 까지는
줄줄이 끌려나올 일들만 같기도 하여졌더만
그만큼이나 아작난 대목들이 이 나라엔 쎄고 쎘더라는 말이시
하여간에 불알 밑으로 밑천 천만환 정도만 달리먼
어쩌든지 이 좃거튼 데를 떠부러야 쓰겄다는 유행가는
또 그 누가 불러주는 애수의 소야곡쯤은 아니었을지
머, 어쩌겄어
시고 나발이고 우선은 저만치 밀쳐놓고
천장의 스피카에서라도
덜도 말고
소양강 처자나 한 곡조 울어 예 줬으먼 싶등만
니 마져 몰라주는 무작시룬 세월의 고바우 께를 넘어 감시로
그렇게는, 갈짓자 꽤나 그어대던 차 바쿠도
어영구영 산을 넘었떤도다
아, 근디. 욤마가 내리막길에 들어 다시 한 차례 들썩거리데
지가 먼 한 줄 시를 놓는다고 허천을 떨길래
그냥, 근갑다 했제
<강이 산을 넘을 때 제일 멀리 본다>
얼씨구. 그도 그럴 듯 허기는 했제
고속도로 화장실 베람박 마다 무척은 골리서 부쳐 놓았던
씨알머리들 존 소리들 중에 하나 같기도 했제
근디 그날따라 그런 존 소리도 금새 쌉싸름허니 허망해 지등만
생각해 보먼 우덜한테 먼 산이 남아나 있고
먼 강이 살아 있어 설라무네
강이 산을 넘음시롱 멀리 까지는 바라다 보아줄
기신이 차 있었을라등가
산이먼 머허고
강이먼 또 머덜라든가 허는 감정이 들등마
끼리끼리는 다 해 묵어 불고
잡쏴 불고
초록은 동색 맨키로 디져라고 시치민 띠어불고 말이시
앞엣 넘에서부터 뒤엣 년까지가
한 질로 글고나니
여그고 저그고 속빈 강정만 남았떤 것은 아니드냐고
우리나라 강산 같은 것이야 진즉에 먼 나라 무기 수입 창고로
그것도 모자라선 이름도 싸나운 방어막 기지로나
쵸이스 되어 불고 난 남치기가 아니드냐고
지금은 다만 이렇게 흔들거리는 창살에다가
자꼬 삐걱거리는 삭신들이나 허망함들이나 기대 놓고
개털들처럼은 오구구 주저 앉어서
시대의 한 장면을 쳐다보는 거는 아니겠냐고
내 참, 강도 산도 이렇게는 글러 먹었더라는
부지불식이 끼데어 들드라는 거시여
그래도 첨으로 마주친 사람의 인연에게다가 대고
저 선량함과 순진무구헌 표정에게다가 대고
마빡을 잔뜩 구겨서 삔또 상헌 표정을 내부치는 처세도
실은 마땅헌 인심이 아닌 것도 같드란 말이시
내가 그래서 그래 주었그만
아따, 젊은 냥반이 꼭 육이오 거치신 어르신들 맨키로
먼 시를 그렇게 요망시룹게도
잘 짖소
시 좆소
얼씨구. 근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숩게
욤마 뱃속의 회충이라도 요동 친 듯이 말이네
불쑥 나한티로 바통을 넘기고 나서불데
선상님도 얼릉 시 한 줄 빼 주실라요
되나캐나 치고 들어옹께로 쪼까 당황시룹기는 허등만
근다고 그런 말에 먼 고민까지 허고 자시고 그러겄등가
작것
<강이 산을 넘어야 강산이다>
제 버릇 개 못준다는 택으로 영락없이 끼데어 들고 말았네
암튼 그러고 나니 내가 뱉아낸 남새시룬 소리 한 줄도
왜 그렇게도 말짱 도루묵 같이나 허망해 지등만
이 나라 처처의 청산님네 이신들 유구는 어쩌고 계시는지도
유수는 소문처럼 빼앗겨 버리지는 않았는지도
적이 궁금해지는 판국의 귀엉테기를
강 갔지만 물 갔지만 허는 신세타령들이나 엮어져서
쫄딱 넘어는 가야 허면서 말이시
근디, 한참을 더 흔들리다가 내가 내말을 되새겨보니 말이시
거기 먼 생각보담 기픈 이치거나 철학이 서렸더란 말이여
진작에 수술 받은 사 대강 오대 강이건
우주적 기운에 휩싸인 산마루건 강나루건 지간에
그래도 그 강이 그 산을
미실처럼 순실맨키로 도적처럼 밀정처럼 돌아 나온 뒤에서라야
오호라, 지그덜 강산이 영생해 지는 일이 아니었겄등가
그 말을 그만 그런 쪽으로 떠등굴쳐 놓고보니 새삼
절묘한 지점이 있었더라는 말이시
文理라거나 점잖음 치고는 엇나간 구석도 없지 않았네만
굳이 여그에 신물 오르는 박자 한 가락 더 눌러 붙여 놀작시면
지그들은 지그들끼리 지그들만치나 꼬불쳐 둔
지그들 껏들의 산을 넘고
지그들 끼리만의 지그들 강물을 유람선 삼아 건너불든 말든
남의 나라 찜뺀지도 웃어넘길 핑계거리로 막아 세워보던
오만 추접스러움들과 주사 바늘과 쇠고집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애꿎은
불쌍헌
그런데까지 손을 넣어서 땡겨 묵으려고 하였던
가난헌 담뱃값 서껀들과
씁쓸헌 소주값 정도들에게만은
그렇게도 개지랄 갖통들에게만은, 적이 그렇다고 윗대처럼
원산폭격 식으로는 말고 원상복귀로 돌려놓거나 방면하고
인자 완죤히 갔습니다를 전달하는
뉴스라고 생겨 쳐먹은 저것들도
제발 좀 앞으로도 뉴우스답게 전달허는 꼴값이었으먼 싶데만
지그들도 이참에는 단풍나무 숲길일랑 그 아래로랑
흔들리고 요동치고 멀미도 좀 오르고 허면서 말이제
눈깔 뻔히 뜨고 우리들처럼 지나쳐는 보았으먼 싶어지더라는.
시작 노트
본문에서 제법 피력했으므로 시작 노우트는 생략해도 될성부름. 이제 곧 이 산천 위로 눈이 내릴 것이고, 눈이 내려서 쌓일 것이고, 쌓인 눈 되어 덮힐 것이고, 그러니 짐승들의 시간부터 떨릴 것이고, 얼어붙을 것이고, 모처럼 같은, 처음만 같은, 백설의 날들이 닥칠 것이고, 이치와 순명의 날들은 들어 찰 것이고, 그럴 것이고. 화무는 저토록이나 십일홍이었던 것이고. 그렇고 말고일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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