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제주 4.3유족들은 국정교과서 폐지를 위해 교육부를 항의방문하고, 6만 유족이 박근혜 정권 퇴진운동에도 나설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유족회장 양윤경)는 30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교과서 폐지를 요구했다.
4.3유족회는 기자회견문에서 "정부가 발표한 국정교과서가 '화해와 상생'이라는 유족들의 간절한 바람을 짓밟고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물줄기를 크게 훼손했기 때문에 결사 반대한다"며 "정부는 한국현대사 최대 비극인 제주4.3에 대한 축소.왜곡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족회는 "기존 검정교과서보다 후퇴한 국정 역사교과서를 보며 6만여 유족들은 시대를 역행하는 현 정부의 반역사적 행태에 치솟는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단 한번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도민과 유족들을 철저히 무시해 왔다"고 성토했다.
유족회는 "신중하고 명심해야 할 민족의 역사를 다룸에 있어서 다시 한번 유족들의 쓰라린 가슴에 생채기를 내려는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정부는 잘못된 국가공권력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4.3영령들과 억울하고 한맺힌 세월을 감내해 온 유족, 그리고 제주도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유족회는 "검정교과서를 포함해 제주4.3에 대한 역사적 자료를 편찬하고 발간할 경우 제주도의 갈등상황과 사건 발발원인 및 배경에 대해 자세히 밝혀야 한다"며 "지속적인 진상규명 노력과 무고한 희생자 규모에 대해서도 명확히 기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족회는 "정부는 역사교과서를 비롯해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다룸에 있어 제주4.3에 대해 청소년들이 역사인식을 올바르게 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정부는 제주4.3사건을 왜곡하고 축소 기술한 역사교과서를 전면 폐기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윤경 유족회장은 "교육부를 항의 방문해서 국정교과서 폐기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라며 "만약 이같은 요청이 반영이 안되면 제2의 4.3을 맞는 각오로 강경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양 회장은 "(국정교과서) 편집위원 대부분이 뉴라이트 계열일 것이라 우려했는데 현실화 됐다"며 "박근혜 정권이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박근혜를 위한 교과서가 됐다. 주말 촛불집회 때는 전 유족이 참여해 도민들과 함께 정권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8일 공개된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에는 제주 4·3사건에 대해 "제주도에서는 1947년 3·1절 기념 대회에서 경찰의 발포로 사상자가 발생했고, 1948년 4월 3일에는 5·10 총선거를 반대하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가 일어났다. 1954년 9월까지 지속된 군경과 무장대 간의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많은 무고한 제주도 주민들까지 희생되었다(제주 4·3사건). 이로 인해 제주도에서는 총선거가 제대로 실시되지 못하였다”고 간략하게 기술하는데 그쳤다.
이번 국정교과서가 4.3사건의 발발의 원인과 배경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 없이 축소, 생략한 채 간단히 기술하는데 그침에 따라 국가공권력에 의한 수많은 양민학살이 벌어진 역사의 비극 발발 원인이 마치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에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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