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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금융위원장때 '태평성대'소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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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윤증현 "금융위원장때 '태평성대'소리 들었다"

부인 농경지 구입 의혹에는 "채소 키우는 게 취미라서…"

6일 인사청문회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큰 형님', '보스'라는 자신의 별명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정책적으로는 금산분리 완화,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자신의 소신을 한 치도 굽히지 않았다. '금융위원장 시절 과다한 금융규제 완화가 현 경제위기에 한 몫 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그 때는 태평성대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받아쳤다.

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집 사람이 워낙 예민해서 부동산 투기의 '투'자도 듣기 싫어하는 사람이다. 취미가 채소를 키우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일부 의원들은 윤 후보자의 기세에 눌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금산분리 완화한다고 재벌만 들어오라는 법 없다"

관심을 모은 이날 청문회에서 윤 후보자는 전임 강만수 장관의 정책 계승 여부에 대해 "전체적인 운영방향은 다를 바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미시적으로 디테일하게 가면 좀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고 '강 전 장관이 감세정책 재정 정책 다 써서 남은 카드가 별로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구체적 정책집행 수단에 많은 여유가 있고 정책개발도 가능하다"면서 "그런 염려는 하지 않는다"고 은근한 차별화를 시도했다.

▲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국무위원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윤증현 후보자 ⓒ뉴시스
금산분리 완화 문제에 대해 "나는 철폐하자는 게 아니라 강도가 너무 세니 완화하자는 쪽"이라며 야당 의원들과 논쟁을 마다치 않았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곳곳의 속도전이 위험하다. 여러부처에 제2, 제3의 김석기가 나올 위험이 있는데 경제 분야에선 금산분리 완화 쪽이 대표적이다"면서 "재벌의 은행사금고화에 대한 대책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윤 후보자는 "현행 법으로도 대주주에 대한 여신한도를 제한하는 많은 제도가 있다"면서 "감독 기능강화를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굽히지 않았다.

'평시에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위기 시에는 모기업이 살아남으려고 별 일을 다 할 것 아니냐. 경쟁 기업이 지배하는 은행과 거래하지 않기 위해 다른 재벌들도 은행을 설립 할 것이고 문제가 발생한다. 외환위기 당시 재벌계열 종금사들이 그랬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윤 후보자는 "과거에 그랬으나 이제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받아쳤다.

김 의원이 다시 "금산분리를 풀어놓으면 결국 재벌만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지만, 윤 후보자는 구체적 근거없이 "꼭 그렇게 볼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가 핏대를 세우자 한나라당 소속 서병수 위원장이 오히려 "다 알아서 판단하는데 자기 논리를 설득하려고 하지 말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한편 윤 후보자는 전임 경제팀의 일부 문제에 대해선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만수 경제팀을 애써 옹호하던 그는 외환정책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별 답이 없었고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이 '보수적 외환운용'을 주문하자 동의 의사를 표했다.

또한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지금 정부 일자리 대책을 보면 신성장산상업동력, 균형발전, 녹색뉴딜로 5년 간 590만개 만든다는 것인데 이걸 10년으로 나눠도 연간 59만개 그러면 완전고용이 이뤄지는 것인데 허황되다"고 지적하자 그는 "부임 즉시 현재 진행상황과 계수를 점검해서 대안을 내겠다"고 답했다.

"내가 금융위원장할때 시장은 안정됐고 금융시장은 성장했다"

윤 후보자는 자기 방어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위원장 재직 당시 동북아금융허브를 목표로 각종 파생상품들을 풀어놓은 것이 현 위기의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내가 금융위원장을 하던 시절에 시장에선 '태평성대'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보람을 느꼈다"면서 "18년간 표류했던 생보사 상장 문제도 해결했고 시장은 안정됐으며 금융시장은 성장했다"고 주장했다.

강운태 의원이 "키코로만 2조3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금융버블이 윤 후보자가 금융위에 근무하던 시절에 씨앗이 잉태됐다"고 몰아붙이자 윤 후보자는 "앨런 그린스펀이 '파생상품 규제 안 한 것이나 저금리 기조가 지금 보면 잘못됐을 수도 있다'고 회고했는데 어떤 것이든 세월이 흐르고 나면 그렇게 평가할 수 있고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고 물러섰다.

한편 시가 9억 원 짜리 주택의 지분 1/3을 보유한 장녀의 소득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윤 후보자는 "우리 딸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해 하버드 로스쿨에서 수학 중인데 보스턴 컨설팅, 일본계 로펌, 공중파 방송PD로 일했었다"며 딸의 학력과 경력을 장황하게 열거했다.

하지만 "어디서 일했든 국세청 소득 자료와 주택 구입 자금 사이에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는 지적이 나오자 "증여세 납부가 필요하면 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또한 지난해 윤 후보자의 부인이 8월 농경지인 양평 땅을 구입한 문제에 대해선 "35년 공직 생활 동안 아내가 너무 고생했다", "취미가 채소를 키우는 것이다. 곧 농사를 시작할 것이다"는 식으로 논점을 회피하던 윤 후보자는 결국 일부 문제점을 시인하면서 "다시 공직에 들어서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땅을 구입한 것은 사실"이라고 물러섰다.

이날 청문회에서 나름대로 치열한 질의응답이 이어졌지만 '결정적인 새로운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강만수보다 윤증현이 더 '강골'이라는 게 오늘 확실히 증명됐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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