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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전'으로 사회를 끌고가는 시대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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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속도전'으로 사회를 끌고가는 시대는 지났다"

[인터뷰] 남경필 "MB정부,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에도 '386 전성시대'가 개막된 바 있다. 이후 김부겸, 김영춘 등 이른바 '독수리 5형제'가 열린우리당으로 떠나갔지만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은 당에 남아 한나라당 개혁파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이 중심이 된 '미래연대'는 당내 개혁파 역할을 톡톡히 했고 대부분 MB 대선 캠프에서 활약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둔 데에는 이명박 효과, 수도권의 보수화 등이 크게 작용했지만 이들 한나라당 개혁파의 이미지 메이킹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런데 집권에 성공하고 원내 과반의석도 얻었으나 한나라당에는 친박과 친이만 있을 뿐 전통의 개혁파는 오간데 없다. '결국 그럴 줄 알았다'는 냉소가 오히려 늘어났다.

'민본21'이라는 신진 개혁그룹이 눈길을 끌고는 있으나 지도부의 '집중관리' 속에 역할은 아직 기대치 이하다. 바야흐로 한나라당은 '개혁파 실종시대'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남경필 의원의 행보는 은근한 주목을 끌고 있다. 벌써 4선 중진의원이다. 원구성 당시 통외통위 위원장 경선에서 패했고 흔한 당직 하나 못 맡은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일방 독주에 기세가 눌린 한나라당에서 그의 쓴소리는 여러 경로로 주목을 받는다.

기자들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물어도 자기 이름을 걸고 거침없는 답을 내놓는다. 라디오시사프로그램 작가들이나 기자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다. 이러다보니 최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선 박희태 대표가 그의 말문을 막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인기 관리만 한다"는 당내의 비판이 여전하다. 그 뿐인가. "결국 수구 진영을 분칠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당 밖의 싸늘한 평가도 반복된다. 이런 상황에 대해 남 의원은 "지금 남경필이 요 모양 요 꼴이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초조하거나 단기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여유를 보였다.

무얼 준비하고 있을까? 개혁파의 재결집? 하지만 남 의원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남 의원은 "개혁파 결집이 반드시 필요하다. 꼭 해야 된다"면서도 "공부하고 준비하고 있으면 시기가 온다"고 미래를 낙관했다.

남 의원은 "나는 내가 한나라당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주인이 지금은 사랑방에 있는데 나 같은 사람들이 어느 날 안방을 차지해 한나라당이라는 대 저택을 구조조정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고, 그것이 한나라당의 미래와 대한민국 정치 발전의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명의식은 변함없다"는 포부도 감추지 않았다.

"변화를 위한 나의 노력이 실패하면 당도, 정치인 남경필도 실패한다. 반대로 그 노력이 성공하면 당도, 나도 성공한다"고 자부하는 남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전달한 메시지는 간결했다. "이제는 패키지, 속도전, 이런 것으로 사회를 끌고 나갈 시대는 지났다."

다음은 30일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남 의원과 인터뷰 전문이다.

"무리한 공권력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안된다"


▲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임한 남경필 의원ⓒ프레시안

프레시안: 용산 참사의 근본적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송광호 최고위원은 뉴타운 정책 입안자가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입안자는 이명박 대통령인데.

남경필: 용산 참사는 뉴타운 문제만 떼 놓고 보기보다는 좀 더 넓게 볼 때 경제 위기가 사회위기로 가고 있는 여러 징후 중 하나다. 참사 이후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불법 시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가치와, 공권력을 과다하고 무리하게 사용해서 오는 인명 피해는 막아야 한다는 가치가 충돌했다.

과거에도 이런 과격 시위가 있었고 전철연이 개입한 시위가 있었다. 그리고 촛불 시위도 전체적으로 평화로운 시위였지만 한편에서 굉장한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이런 참사는 유례가 없었다. 따라서 선후를 따져보자면 무리한 공권력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막았어야 한다는 것이 우선한다.

프레시안: 청와대에선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정리를 계속 미루고 있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묻는다'는 것인데 5일 경의 검찰 발표에서 "사법적 책임을 물을 수없다"는 식으로 나오면 그냥 경찰청장으로 영전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남경필: 이것이야 말로 선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 했다고 본다. 법적 결과 나오기 전에 참사와 관련해 지휘, 책임이 있었다면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괴롭겠지만 읍참마속하는 심정으로 김석기 청장 문제를 결론 지어야한다.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이 상태로 끌고 나가는 것은 정치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 지금 시점은 늦었다고 보지만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경찰은, 이번 치안정감 인사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집권 1년 차에 국회의 요청에 의한 적법 절차에 따른 자료 제출이 아니라 경찰 내부 문건(용역업체 투입관련 무전 녹취록)이 실시간으로 민주당 대변인에게 넘어가는 이런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진다. 법질서 확립하자고 하면서 내부 기강도 못 잡고 있는 것이다.

"집토끼 잡기 할 때가 아니다. 통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

프레시안: 용산 참사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언로를 차단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남 의원도 박희태 대표에게 발언을 제지당하지 않았나.

남경필: 문을 닫으면 잡음이 더 난다. 문을 열어둬야 한다. 과거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도 집권 1, 2년차에 여당 내에서 이견이 나왔던 적이 없다. 그것에 비하면 한나라당은 집권 초반기부터 당내 여러 이견들이 표출 디고 있다. 과거 정권에 비해서는 긍정적인 변화다.

물론 그래도 부족하다. 당이 의견들을 자유롭게 듣고, 또 의견이 반영될 때 '아, 이제 내 의견이 반영됐다'거나 '반영은 안됐지만 내가 충분히 개진을 했고 설명을 들은 후 납득했다'고 하면 방향이 다르더라도 동참을 하게 되는데 그게 안 되고 있다. 내가 항상 강조하고 있는 것이 당내, 당청 소통 강화다.

프레시안: 김대중 정부 초기엔 경제위기 극복, 노무현 정부 초기엔 정치개혁이 화두였다. 이 문제는 여권 뿐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 갖춰졌고 그래서 이견이 덜했던 것 아닐까? 이에 비하면 MB 정부에선 '경제 살리기'라는 추상적 합의점만 있을 뿐 국론이 모아지는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남경필: 노무현 정부 시절 4대 개혁 입법을 하겠다며 첫 정기국회에서 밀어붙였다. 그게 노무현 정권이 일찍 쇠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본다. 당시 내가 야당 원내수석부대표였다. 당시에도 국민들은 경제 이야기를 하는데 집권 여당은 4대 개혁만 강조하면서 이견도 없었고 국민들의 마음을 떠나게 한 계기가 됐다. 당시에 청와대와 국민들 사이에 간극을 좁히는 노력을 했다면 열린우리당의 모습도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래도 그때보다는 나아졌다.

프레시안: 경제 살리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설 이후 민심을 듣고 온 여야 의원들의 해법이 정반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172석이나 가지고 뭐하나. 시원시원하게 엠비 개혁을 뒷받침하라'는 여론이 많았다고 전하고 민주당 쪽은 '서민들 좀 살게 해달라. 엉뚱한 악법은 막아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남 의원은 어떤 말을 주로 들었나?

남경필: 지지기반, 연령층, 지역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듣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지금은 한나라당 민주당을 떠나 무당층이 증가하고 있다. 지지층 이야기를 듣고 자기 확신을 점점 강화시키는 것 보다는 정치권 전반에 대한 비판을 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도 야당을 했지만 국민들은 국정운영의 책임 60~70%를 여당에게 지운다. 야당 발목잡기에 대한 답답함이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 대화로 풀어야 한다.

프레시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정책 추진 과정을 보면 야당 같은 모습을 보인다. 야당은 자기 지지층에만 어필하더라도 여당은 더 통합적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경제정책도 기본의 지지층, 집토끼에 어필하려는 게 대부분 아닌가.

남경필: 그것이 아쉽다. 한나라당 지지층만 결집시키는 것은 국가 운영에 있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지금은 우리가 경제 위기가 사회 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도 일어날 것이고 고용도 불안하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당하는 계층을 보듬지 못하면 국론이 하나로 모아질 수 없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2차 입법전쟁을 앞두고, 안그래도 복잡한 법안들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비정규직 기한 연장, 강남 부동산 규제완화, 재개발 3자 개입 금지 등 뇌관이 여권에서 자꾸 쏟아져 나온다. '어차피 한 번 할 것 확 밀어붙이자'는 식일까?

남경필: 속도전을 강조하면 속도는 더 늦어졌다. 간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속도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방향이 중요하고, 그 방향으로 국민을 설득해 가야 속도에 있어서도 서서히 가속도가 붙는 것이지 과거처럼 목표를 설정하고 '저 고지를 이틀 안에 점령해라' 이러면 맞지 않다.

제가 대정부 질문 때 '17대 국회를 돌아보면 새 정기국회에서 과거 열린우리당 식의 도그마에 빠져 한꺼번에 해치우려는 시도를 하게 되면 결국 정부 여당의 지지율도 떨어뜨릴 것이고 국회 전체의 신뢰도 떨어뜨릴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이제는 패키지, 속도전, 이런 것으로 사회를 끌고 나갈 시기는 지났다.

프레시안: 김영우 의원이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기도 하는 등 'MB 직계' 의원도 속도 조절론을 얘기한 바 있는데 당내 이런 생각을 가진 의원이 어느 정도 된다고 보나.

남경필: 퍼센티지는 모르겠고 이야기해 보면 고민들을 많이 하더라. 의원들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은 한다. 조직화는 아직 안 되고 있지만 위기의식은 분명히 갖고 있다. 이런 여론들이 당내에 적지 않다. 조직화는 안 되더라도 이런 여론 때문에라도 속도전 법안처리에 대한 당내 추동력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프레시안: 열린우리당 반면교사를 말했는데, 외부자 입장에서 보면 그 당시 여당은 결국 당내 강온파와 청와대가 다 갈라졌고 야당은 박근혜 대표 중심을 뭉쳤다. 지금 거꾸로 똑같은 것 아닌가. 한나라당은 당내 이견에다가 청와대 이야기가 또 다르고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남경필: 맞다. 여야가 역할만 바뀌었다. 주장도 똑같다. 특검법, 직권상정 강화 등 그 때 나왔던 이야기 그대로다. 요새 하는 것들을 보면 여야 모두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 같다.

프레시안: 한나라당이 결국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게 되는 것 아닌가.

남경필: 그렇다. 대통령 선거를 겪으며 수도권, 중산층으로 확대된 지지층이 이전 전통적 지지층으로 축소되고 있는 과정을 보이는 것이다.

프레시안: 결국 촛불 집회 이후 여권 전반적으로 우향우 현상이 뚜렷하다.

남경필: 결국 방향에 있어서 방금 지적한 그런 문제가 있고 과정에 있어서도 과속이다.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국민들이 갖는 대통령에 대한 존경의 정도 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프레시안: 왜 그럴까? 대통령이 전반적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고 이너서클에 둘러쌓여 있어서 그런가? '상왕정치' '만사형통'이란 말이 유행하는 게 위험해 보인다.

남경필: 내가 알면 이야기할 수 있으면 할텐데 솔직히 그 점은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청계천 사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인 소통과 설득의 리더십으로 돌아가시라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 시장 시절과는 또 다른 방정식이 정치권의 방정식인데 대통령제 하에서 국회와의 관계, 그리고 청와대와 여당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

"통외통위 사태, 송구스럽다"

프레시안: 통일외교통상위원회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한나라당이 단독 상정한 것이 이른바 법안전쟁의 신호탄이었다. 야당 못 들어오게 잠근 회의장 안에 있으면서 심정이 어땠나?

남경필: 결론부터 얘기하면 정치인이 말과 행동을 일치시킨다는 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또 한 번 생각하게 됐다. 그런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 그 사태를 돌이켜 보면 참 송구스럽다.

변명 내지 상황 설명을 해본다면 야당 통외통위 위원들은 들어오게 하고 다른 위원회 의원이나 보좌진은 못 들어오게 한다는 게 애초 이야기였다. 그렇게 알고 아침 일찍 나갔는데 그게 이상하게 달라져버렸다.

"내가 한나라당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남원정'으로 대표되던 한나라당 개혁파의 현재 위치는 제각각이다. 돌이켜보면, 말만 개혁파이 결국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트로이 목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던 비판이 결과적으로 들어맞은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한나라당 소장파가 '분칠' 역할 말고 다른 걸 한 게 있냐는 싸늘한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남경필: 한나라당의 소장파가 외쳤던 개혁의 목소리가 당을 상당히 변화시켰고, 그런 면에서 국민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하도록 여지를 만들었다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한나라당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주인이 지금은 사랑방에 있는데 나 같은 사람들이 어느 날 안방을 차지해 한나라당이라는 대 저택을 구조조정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고, 그것이 한나라당의 미래와 대한민국 정치 발전의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명의식은 변함없다.

권력을 잡고 나면 항상 초심으로부터 멀어지기 마련이다. 권력의 속성일수밖에 없다. 하지만 점점 변화의 방향으로 가느냐 마느냐가 집권 연장과 생존 여부를 결정 짓는다.

300년을 이어온 영국 보수당의 역사를 보면 기득권에 안주할 때 어김없이 패하고, 위기 속에서 변화의 모티브를 찾으려고 노력할 때 다시 집권하는 공식의 반복이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집권 이후 과거 회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렇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이 나에게 달려있고 그게 실패하면 당도, 정치인 남경필도 실패한다. 반대로 그 노력이 성공하면 당도, 저도 성공한다.

프레시안: 과거에 비해 4선 중진인 지금이 오히려 정치인 남경필에 대한 대중의 주목도가 더 떨어진 느낌이다. 여당이 되면서 뭔가 벽에 부딛힌 것 같다.

남경필: 요즘 정치인 남경필의 꼴은 요모양 요꼴이다.(웃음) 하지만 초조하거나 단기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치인 남경필이 갖는 특별한 독특한 위치가 있는 것 같다. 주변 정치 상황에 따라 그 위치의 공간이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한다. 지금은 닫혀 있는 형국인데 닫혀 있다고 해서 길을 돌아갈 생각은 없다.

자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적 의미를 정확히 인지하고 그에 맞는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학습과 자세가 준비가 돼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시대 흐름의 통찰이 있으면 국민들 지지는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때가 온다"

프레시안: 한나라당의 초선 모임인 '민본 21'이 신흥 개혁파로 주목받고 있다. 개혁적 그룹이 유의미한 지분을 갖고 역할을 하는 것은 어느 정당에서건 활력소다. 민본 21과 당내 소장파 등을 묶는 역할을 할 생각은 없나.

남경필: 해야지. 하지만 아무 준비 없이 하는 것은 안 된다. 일단 민본21 등 새로 들어온 초선 의원들이 정치, 정책에 있어 독자적 목소리를 내는 과정이라고 보고, 우리가 거기에 처음부터 얹거나 연합을 하면 그분들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네트워킹만 하고 있다. 원희룡 의원 등은 물론이고 이른바 MB직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중에도 미래연대 출신들하고는 편하게 만나고 말도 잘 통한다. 언젠가 새로운 시기나 계기가 마련되면 자연스러운 그루핑(모임)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레시안: 1946년생인 클린턴과 부시가 16년을 집권하고 16년 연하인 1962년 생 오바마가 집권했다. 그런데 여야를 막론하고 일찍이 성가를 높였던 한국 386은 지금 현재 시대정신을 선도하기는 커녕 따라잡기라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남경필: 386에 국한된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에 있어 무당층이 늘어나고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일자체가 문제다. 예를 들면 이명박 대통령의 탄생도 상당부분 노무현이라는 존재에 기반해 있었고 오바마 역시 부시의 존재에 기반해 있었다. 지금 정치 상황이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내는 굉장히 중요한 상수 중 하나다.

하지만 정치가 여야를 막론하고 상당히 위기에 빠져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권력, 저런 권력 다 거쳐도 결국 국민들이 원하는 정권이 아니라는 판단이 점점 강해지면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 같다.

지진이 무서운 건 판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판이 흔들리고 나면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데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 문제를 떠나 정치권 전반에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요구가 커질 것이라고 본다. 미국은 국민의 의식 변화를 정확히 읽었던 오바마라는 정치인이 등장해 국민의 시대 요구를 정확히 받아들이고 표출을 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그런 준비들을 개개 정치인들이 해야 하고 그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묶일 필요가 있다.

프레시안: 경기도지사 등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남경필: 정치인들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특별히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좋은 선생님들 많이 만나 공부하고 있고 초선 의원들과 일대일로 만나서 밥도 많이 먹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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