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을 낮춰 고용을 늘리는 '잡 쉐어링' 방법을 강구해 보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거듭 강조한 취업대책의 골자는 '일용직', '임시직' 일자리의 확충이었다.
청와대 측은 그동안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데도 눈이 높아 취직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보다, 당장 먹고 살 일이 문제인 일용직 근로자들에 대한 구제책이 먼저"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4대강 정비사업' 등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각종 SOC 사업의 기대효과도 주로 임시직, 일용직 건설업 일자리의 확충에 집중돼 있다.
이 대통령은 "당장 눈앞에 시급한 것은 가장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며 "조기에 예산을 집행해 일용직 근로여건을 개선하고, 일자리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김은혜 부대변인은 "노동부가 이날 보고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2월 경기침체로 특히 임시직, 일용직 근로자의 일자리가 많이 줄었다"면서 "임시직이 9만4000명, 일용직은 13만8000명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나누기'의 일환으로 '대졸초임'을 삭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대통령 직속 김기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고용증대를 위해 대졸초임을 낮추는 방안을 제안하며, 공기업에서 먼저 선도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한번 검토해 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관이 소신을 갖고 책임감있게 추진하라"
이 대통령은 "각 부처 장관들은 재정 조기집행 과정부터 소신을 갖고 책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해 달라"면서 "장관이 책임지지 않으면 일선 공직자들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꼼꼼히 현장을 살피고, 장관의 책임 하에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 내겠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전날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취업자는 2324만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만2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취업한 사람 수가 일년 전보다 줄어든 것은 카드대란 후유증이 극심했던 지난 2003년 10월(-8만6000명)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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