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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지하벙커 '워룸', 시작부터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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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지하벙커 '워룸', 시작부터 '구설수'

"쇼룸에 불과하다"…"지하벙커에 숨을 생각하나"

청와대 내 지하벙커에 위치한 '비상경제상황실(워룸)'을 둘러싼 구설이 확산되고 있다. 상황실을 국가 위기정보상황팀이 위치한 지하벙커에 마련한 대목을 두고 지나친 '쇼'가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

정부가 공식적으로 "위기는 끝났다"고 공언한 마당에 "전시에 준하는 긴급 비상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제상황실을 워룸 체제로 운영키로 했다"는 청와대의 설명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 ⓒ청와대

"워룸아닌 쇼룸" vs "공간이 부족했을 뿐"

우선 정치권의 논란부터 거세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7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의 비상경제정부 구상은 '어떻게'가 빠진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며 "워룸이 아니고 쇼룸"이라고 비난했다.

"경제위기는 국민과 소통하는 등 통합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봉쇄의 상징인 지하벙커를 선택한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김진표 최고위원)",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이벤트 정치(최재성 대변인)" 등의 비난도 쏟아졌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논평에서 "군사기밀을 다루는 곳도 아닌 경제상황실을 왜 굳이 지하벙커에 두어야 하느냐"면서 "비상경제대책 수립과 추진마저 투명하게 공론화하는 대신 경인운하 건설하듯, 크레믈린 방식으로 처리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는 지하벙커로 숨을 생각부터 하지 말고 떳떳하게 모든 것을 국민 앞에 내 놓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나친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청와대도 적극 해명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 홍보기획관실이 별관에 나가 있는 이유도 청와대 내에 공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면서 "일부러 벙커에 설치해 과잉 홍보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손사래를 쳤다.

'국가 위기정보상황팀'과 한 공간에…'경제'가 '재난관리'에 앞선다?

'워룸'이 기존에 지하벙커에 위치해 있는 국가 위기정보상황팀과 같은 공간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가 위기정보상황팀은 지진이나 해일, 대형산불 등 자연재해는 물론이고 각종 재난사고 등 국가적 위기상황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 설치됐다. 국가정보원, 군, 경찰 등과 교신은 물론 한반도 주변에서 운항하고 있는 항공기나 선박, 원전 가동정보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동관 대변인은 "지하벙커가 그리 좁은 게 아니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선을 긋긴 했지만, 실제 지하벙커는 약 40평 남짓한 면적에 상황실을 겸해 25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공간, 군-경찰-소방 당국의 파견 근무자가 상황을 유지하는 사무실, 기계실과 당직실 등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게 현실이다.

대형 재난 발생 등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이 기민하게 작동해야 하는 시점에 좁은 공간을 나눠쓰고 있는 '워룸'이 자칫하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이수원 상황실장, 대통령과 '고대 선후배'-강만수 장관과는 '카풀'

이런 가운데 일종의 '야전사령관'인 비상경제상황실장에 임명된 기획재정부 이수원 재정업무관리관(차관보)의 이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지간이기도 한 이수원 실장은 정부가 '고유가 대책'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자동차 홀짝제 등을 시행했던 지난 여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카풀'로 출퇴근을 함께 한 사이다. 강 장관의 도곡동 자택이 이 실장의 자택과 불과 500m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

이 실장은 기재부 재정정책국과 공기업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정책국을 총괄하는 재정업무관리관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국책과제로 손꼽히는 '공기업 민영화' 정책의 수립과 추진을 앞장서 뒷받침하기도 했다.

특히 '747정책'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미련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는 정부의 '2008년∼2012년 국가재정운용계획'도 이수원 실장의 '작품'이다. 지난 해 9월 발표된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정부는 "2012년에 7% 성장이 가능하다"고 재차 공언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당시 과천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 실장은 "유가나 세계경제 전망 등 대외여건이 내년(2009년)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면서 "2009년 성장률은 2008년보다 높아지면서 점차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2012년에는 목표로 하고 있는 7%성장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수원 실장은 뛰어난 업무추진 능력과 원만한 인품 등으로 강만수 장관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면서 "'경제철학'과 '소신'이라는 측면에서도 강 장관과 입장이 충돌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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