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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요정' 추미애, 이런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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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요정' 추미애, 이런 정치인이다

[윤효원의 '노동과 세계'] 결정적 순간에 뒤통수친 추미애

추미애 의원이 지난 8월 민주당 대표로 당선됐을 때 나는 2009년 12월이 생각났다. 당시 추미애는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었다.

노동 관계법 개정을 반대하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을 환노위 회의장에서 강제로 퇴장시킨 다음,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의원만으로 노동 악법을 3분 만에 날치기했다. 물리력으로 회의장에서 쫓겨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은 회의장 문을 두드리며 "환노 위원이 회의장에 못 들어가는 게 말이 되느냐"며 울부짖었다.

노동기본권 짓밟은 '추미애 대안'

이날 처리된 노동 관계법은 민주당 당론도 아니었다. 추미애 환노위원장, 차명진 한나라당 법안심사소위원장,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합의한 안을 기초로 마련된 '추미애 대안'이었다. 이에 따라 기업별 복수 노조의 허용이라는 미명 하에 단체교섭권이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은 불법으로 낙인찍히고 정부 기관이 주도하는 타임오프(근로 시간 면제)로 대체되면서 단결권 역시 불구가 되었다.

날치기로 통과된 법안은 모든 노동자에게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대한민국 헌법을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관련법을 국제 노동 기준에 위반되는 악법으로 규정짓고 그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권을 짓뭉갠 노동법 개악을 추미애는 자신의 '소신'이라며 옹호해왔다.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얼버무린다. 하지만 그가 노동권을 훼손하며 통과시킨 비정규직 법이 효력을 발휘한 지 6년이 다 되었지만, 비정규직 문제는 그 해결의 실마리를 못 찾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조합 활동 어렵게 만들어

이는 노동 관계법을 날치기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비정규직 보호는 노동조합의 힘을 키워야 가능하다. 비정규직의 노동조합 가입과 설립을 장려하고 단체 교섭을 촉진하며, 비정규직을 위한 노조 활동을 활성화할 때 가능하다.

그런데 비정규직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노동조합 힘의 근간인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약화시켰으니, 비정규직 보호가 제대로 이뤄질리 만무하다. 자기가 판사 출신이라는 오만함 때문이었을까. 법으로 비정규직들의 병 낫게 해 준다 꼬드기다 약통 뺏고 뒤통수 친 격이다.

'노무현 탄핵' 경력엔 횡설수설

추미애 대표의 뒤통수치기는 반복되는 역사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그였다. 이 또한 그럴듯한 핑계를 댄다. 자신은 "탄핵 불가론"을 줄곧 견지해왔단다. 인터뷰에서 "탄핵은 정치적 결정이며 헌법재판소가 탄핵에 손을 들어주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열린우리당을 뭉치게 하는 작용이 있고, 총선 구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예상했다"며 횡설수설이다.

100만 촛불이 타오른 이번에도 날쌔게 국민 뒤통수를 쳤다. 공조를 약속한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물론 같은 당인 민주당 의원 다수에게도 일언반구 없이 박근혜와 만나기로 청와대와 약속한 것이다.

여론의 거센 반발에 밀려 철회했지만, 추미애는 박근혜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 했을까. 하야하라 했을까. 100만 국민이 모여 하야를 요구한 사실은 박근혜도 알고 있다. 하야 안하면 탄핵할 것이라 했을까. 이 역시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야당이 주도하는 탄핵 절차가 시작될 것임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우상호와의 '환상의 콤비' 우려돼

한일 군사 정보 보호 협정을 서명한 국방장관을 해임하라 했을까. 이는 '가서명'이고 국회가 구성할지 모르는 거국 내각에서 무효화시키면 된다. 최순실에게 뇌물을 갖다 바친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CJ, 롯데, 한화 등 7대 재벌 회장을 구속시키라고 했을까. 재벌의 입맛에 맞게 노동법 개악에 앞장선 그의 전력을 보면 우물에서 숭늉 찾기다.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억눌러 재벌의 힘을 키우고 민주주의를 약화시켜 오늘의 사태를 초래한 책임자 중에 추미애가 있다. 재벌을 향한 그의 구애로 드러난 그의 정치적 DNA는 "대구의 세탁소집 딸"이라 서민 너스레 떤다고 변하지 않는다.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이라 너스레 떤다고 박정희가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反)박근혜 투쟁에서 추미애 대표는 눈치를 보다 대세가 굳자 촛불 집회 한번 나오곤 "대장" 노릇하려 하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 회담 정도는 하셔야 할 거"라며 물정 모르는 소리를 했다. '정무' 감각이 박근혜 뺨치는 환상의 콤비가 리더십을 이룬 제1당 민주당의 행보가 참으로 '기대'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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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원

택시노련 기획교선 간사,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사무국장, 민주노동당 국제담당, 천영세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다. 근로기준법을 일터에 실현하고 노동자가 기업 경영과 정치에 공평하게 참여하는 사회를 만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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