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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고립무원 대통령 못 떠나" 사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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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고립무원 대통령 못 떠나" 사퇴 거부

"간교한 사람 분별 못해 명예 잃었다"…강석호만 최고위원직 사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7일 "고립무원의 대통령이 이 난국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하시고 괴로워 신음하시는데 나 혼자 마음 편하자고 유유히 곁을 떠나는 의리 없는 사람이 되기 싫다"며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지도부 사퇴 요구를 또다시 일축했다. 친박계의 조원진·이장우·최연혜·최고위원도 이 지도부 사퇴 불가론을 재차 천명했다.

이런 가운데 현 최고위원들 중 유일한 비주류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이날 "우리 당 지도부는 소임을 다했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강 최고위원의 사퇴는 다른 지도부들의 동반 사퇴를 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란 점에서 이 대표 체제 전체를 흔들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한 듯 박근혜 대통령 편에 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비선실세 최순실 씨를 겨냥해 "한 간교한 사람을 분별하지 못함으로 인해 대통령을 포함해 여러 사람이 평생 쌓아온 모든 명예와 업적을 잃었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구속된 청와대 참모진들의 잘못은 최 씨의 간교함을 '분별'하지 못한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또 "대통령을 오래 가까이서 보좌한 사람으로서 국민과 당원에게 송구함을 형언하기 힘들 정도"라며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기 어렵다. 우려스러운 일들이, 불길한 염려들이 마음을 매우 무겁게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1년 4개월이나 남은 대통령의 직무들은 하나하나가 국가와 국민의 운명과 미래를 좌우할 만큼 매우 매우 중차대하다. 하나도 한치도 한순간도 소홀할 수가 없는 것들"이라며 "국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헌정 중단 사태가 오지 않도록 국민에게 피해가 최소화되는 선에서 사태가 수습되도록 당 대표로서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저에게 조금만 위기관리를 할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달라"고 했다.

자신이 사퇴함으로써 친박계 중심의 당 지도부가 붕괴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엿보인다.

이 대표는 또 "여론이 들끓는다고 하루아침에 표변해서 시류에 편승하는 카멜레온이 되고 싶지 않다"고 했고 "고립무원의 대통령이 힘들게, 이 난국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하시고 괴로워 신음하시는데 나 혼자 마음 편하자고 유유히 곁을 떠나는 의리 없는 사람이 되기 싫다"고 했다

그는 "어차피 당은 폭탄 맞은 집"이라면서 "당장 급하게 원칙 없이 비대위를 꾸린다고 금방 새롭게 재건축되고 리모델링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하나에서 열까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머지않아 다 바꿔야 할 그런 기회가 올 것이다. 그때까지 변화를 위한 준비는 준비대로 하고 수습은 수습대로 해가자"고도 했다.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최고위원도 사퇴 불가론을 분명히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새로운 내각이 구성되고 이 국면이 수습되는 상황이 오면 지도부의 진퇴 결정해야 한다"고 했고, 이 최고위원은 "당내 지도자들이 책임 있는 자세로 당내 단합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 사퇴 요구를 한 김무성 전 대표 등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런 가운데 강석호 최고위원은 예고한 대로 이날 오전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어느 시기를 정해놓고 사퇴를 하자는 얘기까지 제가 지난 금요일 건의했지만 토요일, 일요일 어느 누구도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저한테 없었다"면서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했다.

강 최고위원은 당이 대통령에게 건의했던 "거국 중립 내각은 또다시 불발로 끝나버렸다"면서 "당 지도부는 새로운 인물로 이제 구성하고 당명과 당 로고까지 바꾸는 뼈를 깎는 혁신 작업이 없다면 내년 대선에서는 돌아선 국민 민심을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회의에 정진석 원내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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