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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이 배회하는 여권 '인적 재배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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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이 배회하는 여권 '인적 재배치' 유령

친이 ·친박·靑 모두 제각각… 한 지붕 세 가족?

정부 출범 직후부터 거의 매달 제기되다시피 했던 개각-청와대 진용 개편의 '유령'이 다시 여권을 배회하고 있다. 이번에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당은 압박하고 청와대는 버티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친이진영의 한 목소리 "바꾸자"

홍준표 원내대표는 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청와대뿐만 아니라 여권 진용의 인재 재배치가 필요하다"며 "이제 인재풀도 많이 생겼기 때문에 청와대나 내각 등 모든 정부기관에 적절한 인재 재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말 개편론을 처음 제기한 바 있는 홍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총선에 나가는 바람에 청와대나 내각에 참여할 수 없었다"면서 "총선도 끝났고 1년이 지나면서 인재풀도 많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인재 재배치를 할 때는 과거를 따지지 말고 소신과 도덕성, 능력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기용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이헌재 전 부총리, 김석동 전 차관 등 노무현 정부의 핵심적 경제관료들을 중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또한 박병원 경제수석의 '운하연결 하자고 하면 말자고 할 수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대통령도 (대운하 사업을) 안한다고 천명했는데 해서는 안될 엉뚱한 말을 했다"고 지적하면서 "대운하는 폐기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홍 원내대표보다 이명박계 색깔이 더 뚜렷한 공성진 최고위원도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대통령도 `지금은 비상시국이어서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경제난 등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특단의 인사나 대책이 필요하다"고 홍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청와대 참모들도 이에 맞춰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공 최고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각 구성"이라고 전제한 뒤 "내년이 비상시국인 만큼 개인적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전 정부 사람이든 다른 계파 사람이든 평판이나 능력을 보고 모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최측근인 그는 "(이 전 최고위원이) 내년 5월 비자가 만료되기 때문에 그 사이 돌아올 것"이라며 "어떤 자리라도 귀국해서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관 대변인 "당은 여러 의견이 수렴되는 곳"

반면 청와대는 여전히 개각 및 청와대 조직개편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조직개편 관련된 언론보도 등을 보고 받은 뒤 "왜 자꾸 이런 게 (언론에) 나가느냐"면서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상식적인 반응을 보이신 것"이라며 이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당내에서 폭증하는 '여권 재배치론'에 대해서도 이 대변인은 "당이라는 곳은 여러 의견이 수렴되는 곳이 아니냐"며 "그런 차원에서 (당직자들이)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고 평가 절하했다.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청와대 조직개편설 등에 대한 대대적인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이 대변인은 농담조로 "아침에 신문을 보며 비애를 느꼈다. 이렇게 대변인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야…"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전날에도 "현재로선 조직개편은 없다, 개각의 '개'자도 안 나왔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청와대의 이같은 움직임은 낯을 가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나라당 쪽에서는 "청와대 일부 참모들의 보신주의가 더 크게 작동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박근혜 움직임도 예의주시

또한 '박근혜 총리설' 등은 쑥 들어간 상황에서도 친박인사 중용론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 역시 미묘한 기류를 타고 있다. 박 전 대표의 경주 방문 문제로 주류 진영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구속 중인 무소속 김일윤 의원의 지역구인 경주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확실시되는 지역이다. 이명박계의 핵심 실세였던 정종복 전 사무총장이 설욕전을 노리고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박 전 대표는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 때 자신의 안보특보를 맡았던 정수성 씨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11일 경북 경주시를 방문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의 '경주행'은 정 씨의 출마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18대 총선 공천을 진두지휘했고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정종복 전 사무총장에 대한 비토론으로 해석되고 있다.

친이진영에서는 "촛불집회, 재보궐선거 때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더니 너무하는 것 아니냐. 계파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양측의 골이 이처럼 깊어지면 친박 인사들의 중용도 쉽지 않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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