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가 지난 4월 딸의 성적 문제로 이화여자대학교를 항의 방문한 직후, 딸 정모 씨의 성적이 급격하게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F 학점을 받았던 정 씨의 성적은 C+에서 B+로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이화여자대학교로부터 받아 14일 공개한 정 씨의 학업성적부를 보면, 정 씨의 2015년 1학기 평균 평점은 0.11로 7개 과목에서 대부분 F 학점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학기에는 평균 C+에 해당하는 2.27로, 지난 여름학기 1차에서는 평균 B+에 해당하는 3.30으로 학점이 급격히 올랐다.
최순실 씨가 지난 4월 딸의 지도교수를 만나 항의한 직후, 지도교수는 교체됐다. 이화여대는 국제대회, 연수, 훈련, 실습 등으로 수업을 빠지면 출석을 인정하도록 학칙을 개정했고, 정 씨는 이 학칙을 소급 적용받았다.
'기초의류학1' 수업의 경우, 정 씨가 과제물 2개로 출석을 대체한 수업이다. 정 씨는 이 과제물마저 마감 시한을 한참 넘겨 제출했지만, B+를 받았다.
정 씨가 마감 시간을 한참 넘겨 낸 짜깁기 보고서를 지도 교수가 '맞춤법 첨삭 지도'까지 해 논란이 됐던 '코칭론' 수업에서도 정 씨는 C+를 받았다. 이 수업 지도 교수는 정 씨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앗! 첨부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극존칭을 써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으로부터 "납득이 안 될 정도의 친절함"이라고 지적받았다.
전재수 의원은 "개정 학칙의 소급 적용으로 최순실 씨의 딸은 출석을 하지 않아도, 과제를 대충 마감 시간 지나 제출해도 대부분 C+ 학점을 받고 졸업에 필요한 최소 학점을 확보해 나갔다"며 "증인 채택 실패로 의혹이 남아있는 만큼 이화여대에 대한 특별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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