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13일 국정감사 도중 자신을 향해 "왜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반말 성희롱을 한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 감사를 하던 중 증인 채택 문제로 공방을 벌이던 유 의원에게 "뭐 그렇게 웃어요?"라며 "내가 그렇게 좋아? 왜 사람이 질문하는데 그러는 거예요? 진지하게 들으세요"라고 말했다.
"차은택·최순실이 무엇인데 3주간 국감을 도배하려고 하느냐"며 야당의 증인 채택 요구에 반발하던 중 나온 발언이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이날 오후 '한선교 의원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유은혜 의원의 입장'을 내어 "여성 의원으로서 아직도 국회에 남아 있는 일부 남성 의원들의 몰지각한 여성비하적 발언, 무의식적으로 표현되는 성희롱 발언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특히 발언 직후 사과 요구를 받은 한 의원이 "선배로서 좋아하느냐는 얘기를 물어본 것" "진지하게 들으세요"라는 변명 섞인 발언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 점에 더 큰 불쾌감을 표했다.
유 의원은 한 의원이 "발언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며 "공식적인 사과가 아닌 자기 변명적 발언을 하고 오히려 야당 의원들에게 훈계를 하는 발언으로 일관했다. 이는 임시방편적 발언에 불과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한 의원의 발언은 "상대방에 대한 무시이며 성희롱 발언"이라며 한 의원은 "국회의장 경호 경찰관 폭행 행위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자중하겠다던 공언은 허언이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점심 시간을 지나 다시 열린 회의장에서도 한 의원의 성희롱 발언은 재차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한 의원이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조건부 사과'를 한 것에 항의를 했고, 같은 당의 박경미 의원은 "성 비위를 저지르고도 강단에 서는 교사가 많다는 질책을 국감장에서 한 적이 있는데, 살펴보니 한 의원도 그때 같은 지적을 하셨더라"라며 한 의원의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했다.
한 의원은 그러나 이 자리에 있지 않았다. 그는 오후 3시께가 되어 뒤늦게 국감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또 한 번 "지금도 불쾌하시다면 정중히 사과하겠다"는 조건부 사과로 논란을 불렀다.
그는 점심 약속이 있어 늦게 회의장에 들어온 왔음에 양해를 구한 후 "도종환·박경미 의원 말씀을 받아들이겠다. 제가 개인적으로 유 의원의 대학 선배라서 긴장을 풀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까 했던 (내가 그렇게 좋아) 발언은 남녀의 문제가 아니고, 제가 영상을 다시 보니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서 푸념스럽게 했던 얘기가 아닌가 한다"고 했다.
이에 유 의원은 "또다시 유감스럽다"면서 "학교 후배이기 때문에…. 이곳은 국정감사장이다. 저는 개인 유은혜가 아니라 국회의원, 국민의 대표로서 이곳에 앉아있다. 막중한 책임감을 갖추고 임해야 하는 국정 감사 장에서 그런 말씀을 하는 것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또 "한 의원은 오늘 이 자리뿐 아니라 여러 차례 그런 문제 제기를 받으신 걸로 알고 있다"며 "지금도 '제가 그렇게 느꼈다면'이란 전제를 말씀을 하시는데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유 의원은 "저는 좀 더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제 개인에게가 아니라 교문위 전체에 대해서, 국감장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 정말 신중하고 정중한 사과 요청드린다"고도 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제가 사족스럽게 대학 선후배라는 얘기를 넣어서 무마하려한 것은 아니다. 대학 선후배란 얘기를 빼겠다"며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나 누구든 이번 '내가 그렇게 좋아' 발언을 계기로 한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면, 한 의원은 국회 경호 경찰관 멱살을 잡은 일로 지난달 7일 윤리위에 제소됐던 데 이어 1달여 만에 다시 제소되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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