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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MB 청계재단 목적 변경 신청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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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MB 청계재단 목적 변경 신청 '불허'

재단 "장학사업 접고 복지사업만 하겠다"…정부 "구체 사업 내용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설립한 '청계재단'이 최근 장학 사업을 재단 목적사업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신청했으나, 정부로부터 사실상 불허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청계재단은 지난 7월 28일 정관에 명시된 재단 목적사업을 현재의 '소외 계층을 위한 장학 및 복지사업 지원, 이와 관련된 연구개발 사업'에서 '소외 계층을 위한 복지사업 및 봉사, 이와 관련된 장·단기 연수 및 연구개발 사업'으로 바꾸겠다고 서울시교육청에 허가를 요청했다.

이 요청에는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목적사업 변경 확인서'가 첨부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재단 설립자 자격으로 낸 이 문서에서 "재단 설립자는 지독한 가난과 어려움에서도 야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기까지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 왔으며, 지나온 삶 속에서 경제적 이유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못 받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재단을 설립하고 어려운 중고등학생들에게 꾸준히 장학금을 지급해 왔(으나…중략) 의무교육의 정책적 확대(고교 무상교육 전면 확대 실시 예정)로 재단의 장학 관련 사업이 상당 부분 국가 정책으로 달성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재단 목적 및 사업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MB 측의 이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재단을 관할하는 정부 부처 시교육청(장학사업 등)에서 보건복지부(복지 분야)로 변경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복지부와 협의를 거쳤으나, 복지부가 제동을 걸었다.

복지부는 지난달 23일 재단에 보낸 회신에서 "2015년 이전 청계재단 실적은 대부분 장학사업이었고, 지난해에도 복지사업으로 4000만 원을 지출했으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없다"며 "2017년 이후 사업도 포괄적으로 적시했다. (따라서) 제출된 자료만으로 주된 목적사업의 내용을 파악할 수 없다"고 사실상 불허 방침을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복지부는 또 복지부 소관 공익법인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2개 이상의 시·도에서 목적사업이 이뤄져야 하지만, 청계재단의 경우 이 부분도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청계재단이 겪은 일을 보면 최근 정·재계 상황과 맞물려 권력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는 평이 나온다. 전직 대통령의 재단은 목적사업 하나 변경하는 데 2개월씩 걸렸고 그마저도 불허된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미르·K스포츠 재단은 하루 만에 전격 재단 설립 허가며 등기까지 받아냈기 때문.

이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자선바자에 낼 휘호를 최근 새로 써서 기부했다며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2007년 한천작우(旱天作雨, 백성이 도탄에 빠지면 하늘이 백성의 뜻을 살펴 비를 내린다)를 비롯해 임기 중 매년 신년 화두를 발표해 왔다"며 "(바자회에) 기부한 글은 2009년 신년 화두였던 부위정경(扶危定傾)이다.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는 국가를 바른 길로 인도해 구해낸다는 뜻"이라고 퇴임 후의 일상을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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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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