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여성 비하 발언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이번에는 10대 시절 트럼프 후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송이 제기됐다.
9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캘리포니아 주 출신의 한 여성이 지난 1994년 트럼프 후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지난 6월 맨해튼 연방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1994년 여름 금융 업자인 제프리 엡스타인이 뉴욕에서 주선한 파티에 참석한 자리에서 트럼프 후보와 엡스타인으로부터 강간 및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당시 본인은 13세였으며 이 현장을 목격한 다른 여성의 증언도 있다고 밝혔다.
목격자인 이 여성은 신문에 "당시 엡스타인의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해 돈을 받았다. 트럼프가 그를 강간한 것을 포함해 두 사람이 성관계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트럼프와 엡스타인이 피해자를 여러 차례 강간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7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2005년 10월 당시 트럼프 후보가 TV연예 프로그램 사회자인 빌리 부시와 여성 비하 및 외설적인 대화를 나눈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 공개 이후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후보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으며,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마저도 트럼프의 발언을 방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화당의 서열 3위격에 해당하는 존 튠 상원의원 상무위원장은 공화당 대선 후보를 펜스 부통령 후보로 교체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 후보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대선후보 2차 TV 토론을 1시간 앞둔 9일 오후 7시경 과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과 기자 회견을 열었다.
트럼프 후보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폴라 존스, 후아니타 브로드릭, 캐슬린 윌리 등 3명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클린턴 후보가 변호사 시절 자신의 성폭행범을 변호했다는 캐시 쉘튼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 여성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후보는 이 여성들의 용감함에 감사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후보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성추문까지 거론하면서 2차 TV토론은 정책보다는 상대를 향한 비방전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TV토론은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 대학에서 청중이 직접 질문을 할 수 있는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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