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盧, FTA토론 종결선언…"사리를 납득하지 않는 사람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盧, FTA토론 종결선언…"사리를 납득하지 않는 사람들"

"FTA 반대론자 납득 못해"…심상정 "아쉽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공동대표의 한미 FTA에 대한 문제제기에 "한미 FTA는 신자유주의 정책이 아니다"고 답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토론 종결'을 선언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한 정당성을 설명하는 대신 "토론이 부족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그 사람들은 자기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출 수가 없는 사람들인 것이다"고 주장했다.

'중도진보'와 '진보'자임하는 정치인 토론, 허망하게 종결

노 전 대통령은 19일 밤 민주주의 2.0 사이트를 통해 "협상 타결 후에도 FTA 반대론자들은 틈만 있으면 다시 논쟁에 불을 붙였는데 또 무슨 토론을 하자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더 이상 대꾸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조목조목 자신의 주장을 개진했던 지난 16일 글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노 전 대통령은 '토론마당'이 아닌 '자유마당'을 통해 "그 동안 공중파 TV 3사가 개최한 (한미 FTA)TV토론이 20회가 넘는 등 그 어떤 뜨거운 정책 쟁점 보다 더 많은 토론이 있었던 것 같다"며 "또 국가기록원에는 이와 관련된 자료가 19,699건에 달하는데 토론이 부족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한미 FTA 비판론자들을 비판했다.

그는 반대진영을 향해 "사리를 보고도 납득을 하지 않는다"면서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은 토론을 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 주장, 그리고 욕설과 싸움을 한 것"이라며 편찮은 심정을 드러냈다.

지난 16일의 반박글에서 노 전 대통령은 "그 동안 심 대표님은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노무현이나 이명박이나 다 똑 같은 사람들이라고 말해 왔다"면서 "우리는 스스로 중도 진보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런 말을 들으면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그런데 오늘은 저를 이명박 대통령과 구별하여 말해주니 고맙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도 "과연 앞으로도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제가 혼란을 느끼는 이유이다"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프레시안>인터뷰를 통해 "이런 대화와 토론이 이명박 정권의 폭주를 막는 대안을 모색하고 국민들의 뜻을 모으는데 유익한 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이날 글로 인해 각각 '중도진보'와 '진보'를 자임하는 정치인들의 토론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이명박 대신 노무현 걸고 넘어진 게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이 입장표명에 대해 심 대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노 전 대통령이 먼저 재협상론을 주장하면서 문제제기를 한 것 아니냐"면서 "그래도 1년 전에는 전선이 한미 FTA 찬반이었는데 지금은 선비준이냐 아니냐 수준으로 후퇴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에도 토론이 충분하지 못했을 뿐더러 지금은 상황도 바뀌어 오히려 논점이 명료해졌고 노 전 대통령의 설명과 토론이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왕에 노 전 대통령께서 스스로 공론의 장을 열고 있으니 여러 국정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활발한 토론이 계속되길 기대한다"면서 "특히 한미 FTA 뿐 아니라 (여러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이 노 전 대통령이 깔아놓은 멍석의 연장선에서 추진되는 것이니 이에 대한 적극적 토론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 대표는 "지금 이명박 정부와 싸워야 할 때인데 왜 노 전 대통령을 걸고 넘어가냐는 주장도 있고, 민주주의 2.0사이트에 들어가보니 노 전 대통령의 지지들이 '토론에 응하지 말라'고 그러더라"면서 "노 전 대통령을 걸고 넘어가자는 것이 아니라 워낙 오른 쪽으로 가 있는 논쟁의 지형을 바로 잡아보자는 뜻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와는 토론도 불가능하고 그 쪽은 싸워야할 대상이지 않냐"고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애썼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이 글을 통해 "그 사람들은 자기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출 수가 없는 사람들인 것이다"며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한미 FTA가 아닌 다른 현안에 대해서라도 토론 재개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2.0'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그동안 민주주의 2.0에서 한미 FTA에 관한 질문과 토론 제안이 많이 있었습니다.

2006년 초부터 2007년 초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우리나라는 한미 FTA에 대한 찬반 논쟁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협상 타결 후에도 FTA 반대론자들은 틈만 있으면 다시 논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또 무슨 토론을 하자는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토론을 많이 했으니 이제 그만 하자는 취지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무슨 토론이 있었느냐는 반론이 계속 올라옵니다.

얼마 전 마케터님이 그 동안에 있었던 공중파 TV 3사가 개최한 TV토론의 기록을 일일이 찾아서 올려 주었습니다. 20회가 넘더군요. 지난날 그 어떤 뜨거운 정책 쟁점 보다 더 많은 토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그 글 이후에도 토론이 부족했다는 주장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사리를 보고도 납득을 하지 않으니 더 이상 대꾸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개방이나 FTA를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미국식 FTA를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이 있어서 이를 확인해 보려고 국가기록원 역대 대통령 웹 기록 서비스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사이트에 들어가서 통합검색 창에서 'FTA'를 키워드로 하여 검색을 해 보았더니 19,699건의 자료가 나왔습니다.

출처 별로는 국정브리핑-6,217건, 청와대 브리핑-2,097건, 한미 FTA체결 지원워윈회-5,226건, 한미 FTA 국내대책 위원회-5,686건, 등이었고, 종류별로는 게시판 9,325건, 자료실 1,133건, 뉴스와 보도자료 9,239건, 등이었습니다.

종류별 페이지를 열어보니 숫자는 두 배 정도 더 늘었습니다. 대충 계산해 보아도 주말과 공휴일 포함해서 하루에 수백 건이 넘는 엄청난 분량입니다. 여기에 신문, 기타 방송, 반대 사이트 등에 올라온 자료까지 합산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분량이 될 것입니다.

토론이 부족했다고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은 토론을 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 주장, 그리고 욕설과 싸움을 한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싸움을 멈출 수가 없는 사람들인 것이지요. 그런 와중에도 여론 조사 결과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여론이 엎치락뒤치락 춤을 추더니 마지막 협상을 타결하고 나자 지지로 돌아 섰습니다.

이쯤 하면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아닐까요? 승복이 안 되더라도 싸움은 그치는 것이 민주주의 아닐까요?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