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비박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의 국정 감사 보이콧 및 당 대표 단식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29일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나경원 정병국 주호영 김재경 의원 등 23명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별도 회동을 하고 정세균 국회의장을 상대로 한 당의 초강경 투쟁 방침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약 1시간가량의 회동을 마친 후 나경원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집권 여당인데 야당 같은 모습으로 되면 안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나 의원은 "우리가 지금까지 당론이나 투쟁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며 "어쨌건 작금의 국회 상황의 책임은 누구보다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있다고 보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 의장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두 번째는 국민 걱정과 여론을 감안해 당 지도부도 국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노력을 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오늘 중진 의원들이 많이 보였는데, 각 의원이 전직 의장들의 힘을 빌린다던 지와 같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들이 모은 세 번째 의견은 '당내 민주주의'와 관련한 것이다. 나 의원은 "조금 더 우리 당에서 당내 민주주의가 활성화되고 당의 질서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도 나눴다"고 했다.
나 의원은 국감 보이콧이 '당론'인 상황에서 이 같은 회동을 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 이상의 구체적인 회동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국감 복귀에 대한 의견을 나눴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두 번째 항이 그런 얘기"라고 밝히며 복귀가 회동 참석자들의 공감대였음을 시사했다.
회동 참석자들은 직후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당 지도부 등에 전달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새누리당은 오후 3시 30분께부터 의원 총회를 열고 진행 중이다.
당의 '단일 대오'가 깨질 조짐이 커지자 정진석 원내대표는 '읍소' 수준의 투쟁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 동조 단식에 나선 정 원내대표는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진행된 의원 총회에서 "힘들지만 의원님 여러분 올바르고 정의로운, 명분 있는 싸움을 하고 계신 것"이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투명하고 활발한 토론으로 형성된 당론이라면, 절대다수 의원이 찬성하는 절대 당론이라면 반드시 따라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여기 동지 여러분께서 뜻을 함께해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흔들림 없는 투쟁 대열에 함께해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 말미에 나경원·하태경 의원 등에게 '내일부터 국감에 들어가라'며 빈정댄 것에 대해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제가 제 컨디션을 주체하지 못하고 다소 거친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저도 모르게 '국감에 참여하고 싶으면 하라'고 했는데 매우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국정 감사도 새누리당의 계속되는 보이콧으로 '반쪽' 진행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원회 일부에서 야당이 사회권 이양을 속속 선언하고 있어 '야당 단독 국감'이 결국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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