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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오바마 탄핵 운동 벌어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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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오바마 탄핵 운동 벌어질라

[기자의 눈]오바마의 '변절'을 기대하는 사람들

정책과 지향에서 차이가 엄연하다보니 미국 오바마 정부 시대의 도래에 한나라당과 정부의 오락가락이 일면 이해가 가지 않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미국 주류 진영도 오바마가 내세운 '변화'를 수용한 마당에 한나라당은 미국 보수진영보다 더 보수적인 시각을 노출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한승수 총리마저 "당선됐으니까 선거 때와는 다를 것"이라며 공공연하게 오바마의 '변절'을 기대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좌파 신자유주의'의 길을 걸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오바마 역시 여러 한계에 의해 변화와 진보에 대한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오바마가 당선증도 받기 전에 공공연하게 "선거 때 모습에서 변할 것"이라는 주장은 아전인수격 기대를 넘어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변화'를 선택한 미국인들에 대한 모욕이다.
  
  "오바마, 부자증세 되겠냐"는 한승수 총리
  
  6일 한승수 총리는 "오바마는 부유층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고 약속했다. 부자한테 세금 더 걷겠다는데 그를 좌파라고 하겠냐"는 민주당 이광재 의원의 질의에 "경제위기 전에 한 이야기인데, 결정하는 것을 봐야 알겠지만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선거 때와 당선 뒤는 다를 것이라는 뜻이다.
  
  이날 오전 한미FTA 비준 태스크포스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술 더 떴다. 오바마가 대선 기간 미국 자동차 산업과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미FTA에 부정적이었다는 주지의 사실마저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다.
  
  한미 FTA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오바마의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 입장은 우리의 '국익'에 어긋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바마가 선거 기간에는 자동차 노조와 자동차 산업에 신경을 썼지만 이제는 다를 것"이라면서 "미국 재계와 산업계가 FTA조기 비준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오바마의 입장 변화에 대한 낙관은 '희망사항'을 넘어서지 못했다.
  
  선거 끝났으니 노조보다 재계가 힘쓸거라는 한나라당 의원
  
  이들이 재계의 힘을 빌어 노동자들의 요구를 눌러온 국내에서의 행태는 새로울 게 없지만, 습관화된 그것이 이제는 태평양을 훌쩍 넘어선 셈이다. 이들은 "(미국) 민주당에도 공정무역, 보호무역이라는 전통적 기조에 반대하는 신민주계가 30~40명 되는데 공화당 표를 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표계산까지 했다.
  
  '오바마 당선자의 대선공약 포기를 압박하는 듯한 모습이 전략적으로 적절하냐'는 질문에 황진하 TF 위원장은 "그런 건 아니다"며 "그런 표현은 국익에도 맞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이같은 모습은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도 노출됐다. 오바마 당선이 확정되자 한나라당은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민주당은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인물이고 정당인데 이들이 북한 정권에게 우호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강조했다. 혹여 부시 행정부와 다른 대북유화적 정책이 나올까봐 안달하는 모습이었다. 분명히 해둘 건 오바마는 북한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말한 적 없다는 것, 다만 대화를 하겠다고 했을 뿐이다.
  
  앞서 한나라당 의원들 중에는 오바마 당선이 유력해지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미사일 수출통제체제(MTCR) 탈퇴를 전제하는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주장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대처를 주문한 사람도 있었다.
  
  한국에도 오바마 탄핵운동 벌어질라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성진 최고위원은 "매케인 후보의 마지막 패배 시인 연설은 그야말로 위대한 정치인의 모습은 이런 거구나 하는 소회를 느끼게 했다"면서 연설을 직접 인용해가며 장황하게 며 '매케인 찬사'를 늘어놓기도 했다.
  
  반면 오바마에 대해선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고 상하원도 민주당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외경제정책이나 외교전략이 어느 정도 불편한 점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소한의 표정관리나 합리적 전망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인지, 부시에 대한 상실감이 이들을 괴롭히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오바마를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혼란스런 태도를 보면 괜한 걱정까지 하게 된다. 오바마의 당선이 결정된 직후 미국에서는 '오바마 탄핵' 사이트가 여러개 개설됐다고 한다.
  
  그곳엔 "미국인들 가운데에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많아 아마도 이를 알고 싶어서 오바마를 선택했을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오바마는 총기류의 금지나 국민개보험 반대, 그리고 부의 재분배를 위한 다양한 음모를 꾸미며 헌법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모였다"는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는데, 곧 한국에도 이런 사이트가 생기지 않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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