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군과 김천시 주민들이 미대사관에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또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대표와 만나 '사드 철회'를 더민주당 당론으로 채택할 것도 촉구했다.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와 김천사드배치반대 투쟁위원회는 7일 서울 종로구 미대사관 건너편에서 사드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주민 60여명이 참석했다. 두 지역 주민들은 이날 오전 각각 버스 1대씩을 타고 서울로 와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서울 시민들에게 알렸다.
'사드배치 결사반대' 머리띠와 펼침막을 들고 '사드말고 남북대화', '미국땅엔 사드 이땅엔 평화' 구호를 외쳤다. 주민 대표자들은 집회 중 미대사관에 사드반대를 주요 내용으로 한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항의서한에는 "사드반대는 성주와 김천에 이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한미 군사당국이 사드배치 예정지로 발표한 성주 성산포대는 주민 25,000여명이 사는 성주읍과 불과 2km 떨어져 있다"며 "괌과 일본에 배치한 사드기지는 바다를 향하거나 사막에 있는 반면 한국만 인구 밀집지역을 향한다. 제3지역 초전면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두 지역 주민들은 집회에서 성산포대 등 제3부지에 대한 배치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성주 주민 석호판(57.벽진면)씨는 "전자파 유해성으로 시작한 사드반대는 안보와 평화를 위한 반대로 번졌다"며 "성주·김천이 힘 모아 사드를 미국으로 보내고 고장을 평화성지로 만들자"고 했다. 김천 주민 정문수(60.농소면)씨는 "성주 소식을 듣고 내일이 아니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미안하고 부끄럽다"면서 "사드철회를 위해 하나된 마음으로 나선다면 원칙이 변칙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 후 광화문 세월호 유가족을 방문해 특조위 기간연장 촉구 서명을 하고 분향소에서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서로 격려했다. 성주 주민 고영희(성주읍)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되고 우리나라에 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사드, 세월호 모든 것이 내 문제다"고 했다. 또 "평생 1번만 찍어 유가족에게 힘내라고 말할 면목도 없다"면서 "세월호 희생자 사진을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털어놨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백철현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 성주 수륜면 주민 김충환씨, 김대성 김천투쟁위 공동위원장, 김천 봉산면 주민 이명재씨 등 4명은 여의도 국회본관에서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와 만나 사드 철회를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사드배치 결정 후 국민의당, 정의당은 일찍부터 사드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더민주당은 개별 의원 반대 입장만 있고 50일 넘게 당론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주민들은 제1야당인 더민주당이 사드반대를 당론화해 국회 차원에서 정부·여당의 사드찬성에 제동을 걸어줄 것을 기대했다.
백철현 위원장은 추 대표와 만남에 대해 "개인적으로 사드를 반대하고 당내 의견을 모아 조속한 시일 내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김대성 위원장은 "내년 대선을 염두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빠른 시일 내 반대 입장을 밝혀달라고 전달했고 추 대표도 적극 수용의 뜻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김충환씨도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의원총회 등 절차를 거쳐 당론 채택을 말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또 "당무를 정리하고 나면 지도부 차원에서 성주를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한편 '사드철회 및 성주성지 수호 원불교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평화기원 기도회를 열었다. 서울, 경기, 대구경북 등 전국 15개 교구 소속 교구장과 교무, 교도 등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도회에는 성주 주민 30여명도 참석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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