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모인 150여 명의 원불교 성직자들은 "종교 성지를 유린하는 제3부지(롯데 성주 골프장) 사드 배치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정부가 사드 배치를 강행한다면 전 교도들의 역량을 총 결집해 반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사드 배치 지역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성주 골프장(경북 성주군 초전면)은 원불교의 2대 종법사인 정산 종사의 탄생지 및 구도지로부터 약 5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이에 해당 지역을 성지로 간주하고 있는 원불교에서는 "사드와 종교 성지는 공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설교에서 강해윤 교무는 "원불교는 2002~2003년 전남 영광에서 핵 폐기장 반대 투쟁을 했다. 성지 수호를 위해 시작했고 우리는 이를 잘 지켜내고 있다. 그런데 그때 그 누구도 원불교가 성지 수호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탈핵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평가했다"면서 "이번 사드 배치 반대 운동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성지를 잘 지켜내면 사드는 다른 곳으로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불교가 갑자기 이러는게 아니다"라며 "지난 7월 성주에서 사드 배치 반대 대책위원회가 꾸려질 때부터 성주 군민들과 함께 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도회에 함께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관계자 이수인 씨는 "하다 하다 이제 제4부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도 뭔가 잘못돼가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면서 "원불교 성지까지 짓밟으려는 정부의 처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서로 군비를 확충하는 평화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북한의 김정은이 불장난 한 번 하는 순간 모두 자멸하는 세상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어느 곳에도 사드를 놓을 자리는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원불교는 지난 5일 '사드 철회 및 원불교 성주 성지 수호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종교 문명이 발생한 소중한 터전이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것에 교도들은 놀라운 충격을 받았다"며 "초전면 소성리 원불교 성주 성지는 원불교를 넘어 인류 정신 문명이 핵심인 종교 성지이며 세계인이 찾아오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원불교는 "그런데 그곳에서 불과 500미터 거리에 있는 성주골프장의 달마산(달뫼)이 유력한 사드 배치 후보지가 된다는 것은 정부가 종교 성지에 대해 지극히 낮은 수준의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오로지 사드 배치를 강행하려는 옹졸한 처사를 보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이들은 정부에 △사드가 아닌 대화와 화합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에 나설 것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 배치 반대 △종교성지 유린하는 제3부지 사드 배치 수용 불가 △사드 배치 강행 시 역량 총 집결 등을 공언했다.
원불교는 향후 성직자 1000명 선언, 미국 의회와 백악관에 배치 반대 서명 전달, 원불교 전 교도 성주 성지 순례, 국방부 앞 1인 시위 등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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