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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철성 임명 강행 예고…새누리도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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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이철성 임명 강행 예고…새누리도 '곤혹'

靑 "법 절차 따라 진행될 것"…야당 "내정 철회해야"

음주운전 사고 이후 경찰관 신분을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진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할 태세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감싸기' 논란에 이어, 또 한 건의 '민심 역주행' 사례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국회 의안과에 따르면, 정부는 23일 오전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 요청을 국회에 전달했다. 요청 기한은 이날 단 하루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날인 24일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이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은 국회가 인사청문요청안을 전달받은 지 20일 내에 청문경과보고서를 정부로 송부해야 하고, 이 기간 내에 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10일 이내'로 기한을 정해 보고서를 다시 보내달라고 요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대통령의 재요청에도 보고서가 오지 않으면, 대통령은 국회의 뜻과는 무관하게 임명을 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냈고, 지난 22일로 '20일'의 인사청문 요청 기한이 모두 지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다음날인 이날 보고서 요청을 재요구하면서, 최대 열흘까지 둘 수 있는 기한을 '23일까지', 즉 1일간으로 지정했다.

앞서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이 '국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다'고 질문하자 "법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국회에 다시 요청할 것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절차가 있으니까 (보고서 송부 요청을) 다시 하지 않겠나"라며 "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야당 총공세…새누리당도 '난감'

야당은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 또는 청와대의 내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민의에 맞서는 대통령이 아니라 민심에 응답하는 대통령을 기대한다"며 "첫 번째 '응답'은 속히 우 민정수석을 해임하고 이 후보자에 대한 내정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라는 중대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도 경찰 신분을 속여 징계를 면한 사실에 아연실색한 국민들은, 이런 흠결이 있는 후보자가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통과한 데 경악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우 수석과 이 후보자의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당도 한창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과거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고, 신분을 감춰 징계를 면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경찰의 수장이 되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꼬집었다. 한 대변인은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내정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심지어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이 후보자 임명 강행에 대해서는 회의 섞인 반응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는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상임위 인사청문회는 원내 사안에 해당하지만,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당 차원에서는 입장을 내지 않는다"며 "입장이 없는 것이 입장이다. 의원총회에서도 (관련 이야기가) 나온 게 없다"고만 했다.

새누리당이 원내 언론 창구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이면에는 이 후보자에 대한 여론 반발이 생각보다 심한 데 대한 고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초선 의원은 청와대가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언에 대해 "아이고 참, 미치겠다"라고 탄식하며 "(이 후보자는) 징계를 안 받고 숨겨서 승승장구한 것 아니냐. 징계를 받았으면 여기까지 올라올 수가 없는 것인데, 숨겨서 이익을 본 것은 문제"라고 내심을 토로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윤재옥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상임위를 열어서 보고서 채택을 해야 하는데 야당이 협조를 안 하고 있다"며 "야당을 설득해서 상임위를 열도록 해 보겠지만, 오늘이 지나면 다른 어떤 방법이 없지 않느냐. 그 다음에 임명을 하든지 여부는 정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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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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