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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는 왜 수도권 방어에 무용지물인가?

[사드, 정부의 12가지 거짓말 ③] 사드의 효용성과 대북 제재에 미치는 영향

한미 양국이 남한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합니다. 사드의 효용성부터 전자파, 중국과의 외교 마찰, 배치 과정의 사회적 합의 등 사드를 둘러싼 다양한 논쟁이 광범위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은 '논쟁 지점이 너무 많아서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독자 여러분을 위해 사드 문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의 이슈 리포트를 소개합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1일 '사드(THAAD) 배치에 관한 정부의 12가지 거짓 주장을 반박한다'는 제목의 이슈 리포트를 통해 '어쨌든 사드는 도움이 된다'는 식의 주장만 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12가지 쟁점 사항에 대한 정부 주장의 오류와 한계점을 검증‧반박했습니다.

세 번째로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따져봤습니다. 사드는 정말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막아낼 수 있는 '만능 보검'일까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제대로 막기는 커녕, 박근혜 정부가 그렇게 강조했던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만 약화되지 않을까요?

▲ 북한이 지난 7월 19일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발사를 참관하고 있는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한국 방어에 효과가 낮다

사드가 정부의 주장처럼 한국 주민의 안전을 위해 당장 필수적인 무기 체계였다면, 진작에 소요 제기를 해서 구매했으면 될 일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여러 차례 "한반도의 지리적 환경에서는 상층 방어 MD보다 하층 방어 MD가 가장 효과적이다. 우리 군은 상층 방어를 위한 미국 MD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왔다.

2013년 미 의회 조사국에서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탄도 미사일 방어 : 협력과 반대> 보고서는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과 너무 가까워 미사일이 저고도로 날아오는데다 몇 분 내에 떨어지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별다른 이득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앞서 1999년 미국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사일 방어 구성 옵션에 대한 보고서> 역시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상층 방어 체계는 서울을 겨냥한 탄도탄을 요격하지 못할 것이다."

진성준 전 의원에 따르면, 2013년 국방부의 사드 평가 보고서 역시 수도권 방어에는 사드가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한반도는 남북이 붙어 있기 때문에 작전 종심이 짧고, 북한의 공격이 발생한다면 단거리 미사일이나 장사정포, 방사포를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특히 북한의 300밀리 신형 방사포는 수도권을 넘어 계룡대까지 사거리 내에 두고 있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1000기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사거리가 짧고 정점 고도가 낮아 최소 요격 고도가 40킬로미터인 사드의 요격 가능 범주에 들어오지 않는다. 한국으로서는 가장 시급하다고 평가되는 단거리 미사일 위협을 막는 데 사드는 효용성이 낮은 것이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중 사거리가 160킬로미터 미만인 KN-02 미사일은 어차피 정점고도가 40킬로미터 미만이다. 정상 궤도로 발사한다고 가정했을 때, [표 1]처럼 사거리가 300킬로미터인 스커드B 미사일은 정점 고도가 약 90킬로미터, 사거리가 500킬로미터인 스커드C 미사일은 정점 고도가 약 145킬로미터으로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두 경우도 사드로 요격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 역시 효용성이 낮다.

▲ [표 1] 성공적 하층 미사일 방어 수행을 위한 시스템 요구 능력 도출. ⓒ권용수 외

2014년 3월에 북한은 사거리 1300킬로미터 이상인 노동 미사일을 고각(Lofted)으로 발사하여 사거리를 줄여 발사하는 시험을 했다. 이것이 기존의 탄도 미사일 요격 체계를 회피하기 위한 실험이라는 분석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후 국방부는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을 고각 발사해 사거리를 줄여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 사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19~20일 국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제정신이라면 무수단을 고각 발사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중거리 미사일을 고각 발사할 것이 위협이라고 했다가 이제는 그럴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이처럼 정부 입장이 혼선을 빚는 이유는 '사드의 중거리 미사일 방어' 명분이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동이나 무수단 같은 중거리 미사일은 한국을 공격하기 위한 미사일이 아니다. 남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사거리를 줄이기 위해 정상 궤도가 아니라 고각 발사할 경우, 탐지가 쉽고 속도도 느려 요격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중거리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도표 1]에서 보듯이 같은 이치로 저각 방식으로도 발사할 수 있고, 그렇다면 사드의 요격 고도를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다. 차라리 중국 등 더 먼 거리에서 주한 미군 기지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경우를 상정해야 그나마 사드는 의미가 있다.

▲ [도표 1] 초기 모멘텀이 같은 경우 45도로 투사될 경우 비거리가 가장 길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외에는 같은 비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각도가 고각도와 저각도 2개씩이다. 즉 발사 각도 60도와 30도, 75도와 15도는 각각 같은 비거리를 비행한다. 미사일은 공기 저항의 영향을 받지만 기본적인 물리는 같다. ⓒ서재정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진다


연이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정부는 대북 제재에 사활을 걸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동참을 끌어내겠다는 이유로 유일하게 남아있던 남북 경제 협력의 보루였던 개성공단마저 폐쇄시켜버린 정부였다.

하지만 사드 배치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는 주변국 특히 중국의 대북 제재 참여 수위는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드 배치 결정은 북한의 핵 능력 강화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기 위한 주변국들과의 대북 제재 공조에도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대북 제재와 사드 배치가 별개의 사안이라고 애써 강변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대북 제재 강도가 약화되고 효과도 반감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지난 7월 24일(현지 시각)부터 3일간 라오스에서 열린 아시아지역안보포럼(ARF)에서 이미 중국은 이전과 달리 북한과 보다 가까운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비핵화와 평화 협정을 병행 추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남북대 화와 6자 회담 개최가 중국이 일관되게 주창하는 한반도 핵 문제 해결 방안이다. 그러나 사드 한국 배치 결정은 한반도 핵 위기 해결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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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비핵군축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안보 영역의 민주화와 세계를 바라보는 평화 패러다임의 중요성에 주목하여 2003년 발족하였으며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 구상, 국방·외교정책 감시, 군비 축소, 시민 평화주체 형성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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